국내 기업용 솔루션 업체들이 외산 솔루션에 맞서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대표주자인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비롯해 DBMS, 기업콘텐츠관리(ECM),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산 솔루션이 부각되고 있다. 길게는 10년이 넘는 회사부터 3∼4년에 이르는 곳까지, 국내 업체들은 하드웨어와 달리 국내 IT 솔루션 분야에서는 당당히 한 축을 차지할 것이란 포부를 다지고 있다.
중견중소기업(SMB)에 초점을 둔 ERP 시장에서는 SAP코리아나 한국오라클 등 대형 외산 업체들이 국산 진영을 뒤쫓아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SMB 시장은 그간 국내 업체들이 성장해온 텃밭이나 마찬가지인데 외국 업체들이 새롭게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SMB, ERP 시장은 침체기에서 탈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국내 전문업체들은 이 기회에 기존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고 외형적으로도 저변을 넓혀 나갈 채비에 한창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제조업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해 유통·서비스 분야의 ERP 템플릿인 솔루션을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코인텍은 닷넷 기반 ERP(이글ERP 2.0) 개발을 완료하고 전기전자·조선·유통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하이네트는 기존 ERP 고객의 기능확장 수요에 대비한 공급망관리(SCM) 솔루션을 선보였다.
국내 ERP 업체들은 중국·일본 등지의 해외 시장에 진출해 토종 솔루션의 위력을 세계 무대로 옮겨갈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기업 정보화를 적극 유도하며 ERP 확산에 나섬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성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2년 초 베이징에 ‘베이징득진망’이라는 100% 투자법인을 설립한 더존다스는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영한전자유한공사·성주음향유한공사·상하이성도금속 등 30여개 사이트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더존다스는 올해 100만달러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영림원소프트랩도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ERP 구축 프로젝트를 준거 사이트로 삼아 현지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영림원은 지난해 삼진 경동세라텍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에 솔루션을 공급했다.
한국하이네트 역시 지난해 베이징에 현지사무소 골륜회계사무소를 설립하고 영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하이네트는 올해 중국의 ERP벤더를 확보해 영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코인텍은 일본의 대형그룹 내 계열사들에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방식의 ERP를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코인텍이 확보한 수요처는 일본 미쓰이그룹(매출액 130조원 규모)의 IT관련 소그룹(MBK)에 속한 8개 계열사로 오는 6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한국오라클의 절대적인 영향력에 놓여 있는 국내 DBMS 분야에서 국산 업체들의 도전도 주목해볼 만 하다. 종합 SW 업체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가 6월경 국산 RDBMS를 출시하는 것 외에도 한국컴퓨터통신과 알티베이스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유니SQL이란 제품으로 이미 공공시장에서는 어떤 외산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고 있다. 알티베이스 역시 비록 틈새 시장이지만 메인메모리 DB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올해는 일반 기업용 시장으로 영업력을 확대하며 국산 솔루션 기업의 자존심을 확인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ECM 시대 개막에 맞춰 이 분야 국내 기업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ECM은 기업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문서·이메일·웹페이지 등 모든 콘텐츠를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전자정부 사업 추진과 기업들의 지식경영체제 전환과 맞물려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특히 이 분야에서 파생돼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지식기업포털(EKP) 분야에서 온더아이티나 날리지큐브, 가온아이 등이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EKP 솔루션을 통해 이미 구축된 그룹웨어·KMS·EDMS 등과의 프로세스 레벨 단위를 통합하고 ERP를 중심으로 하는 기간 시스템과의 통합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주목받고 있는 BPM 분야에서도 핸디소프트나 이노디지털, 대림I&S 등이 시장 공략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이 밖에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 영역에서는 2000년에 설립된 글루시스와 데이터코러스가 국내 업체의 자존심을 걸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한국컴퓨터통신>
지난 88년 설립된 한국컴퓨터통신(대표 강태현 http://www.unisql.com)은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불모지인 국내 시장에 국내 유일의 DBMS 전문기업으로 출발, 지금까지 15년간 국산 SW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최근엔 유니CAS와 유니Tool과 같은 관련 애플리케이션 서버 및 툴 제품의 연구개발, 고객 기술지원, 기술 컨설팅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컴퓨터통신은 특히 내수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도 활발하게 사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특정 국가 집중공략 전략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대만에는 협력사인 아시아텍을 통해 대만 및 중국시장에 유니SQL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대만 행정원의 국가 웹 포털 서비스(GSN:Government Service Network)의 표준 DBMS로 유니SQL이 채택돼 사용되고 있다. 또 지난 2001년 11월에는 동남아시아의 허브 국가인 캄보디아의 행정전산망 프로젝트를 2000만달러에 수주, 캄보디아 사례를 기반으로 주변 국가의 시장을 공략 중이다.
국내에서는 행정자치부를 비롯해 교육인적자원부,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한국전산원, 금강고려그룹, SK신세기통신, 국민은행 등에 공급, 전체 DB 시장에서 10%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철저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임베이드 DBMS 기술을 가진 알라딘 소프트와 공동 개발 및 마케팅 제휴로 민간 기업 시장과 모바일 DBMS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전국 시장 공략 전략에 따라 웅일정보통신·아이엔씨솔루션 등 전문화된 15개의 협력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올해부터 철저한 기술 서비스를 공공 시장에서 기업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알티베이스>
알티베이스(대표 김기완 http://www.altibase.com)는 지난 99년 고성능·고가용성 DBMS인 메인메모리DBMS(MMDBMS) ‘알티베이스’를 개발한 벤처 기업으로 국내MMDBMS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알티베이스는 데이터 트랜잭션 처리 속도에 매우 민감한 금융, 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또 해외 채널 및 통신제조사의 교환기내 탑재 등 간접 판매 방식을 통해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브라질 등 해외 시장에도 이미 제품을 다수 공급했다.
올해 알티베이스의 목표는 100억원대 매출 진입, 통신·금융 분야로 한정돼 있는 MMDBMS 적용 범위를 공공, SMB(중소·중견기업)시장,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 등 전방위 확산하는 것. 이를 위해서 알티베이스는 산업별 세미나와 제품 발표회, 사용자 대상 정기 교육 강화, 협력사들과 공동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보다 많은 고객들을 직접 찾아나서는 기회를 많이 가질 계획이다.
특히 알티베이스는 올해 MMDBMS와 기존 상용 DBMS의 혼합형 DBMS 출시를 통한 상용 DBMS 시장 진입의 원년을 만든다는 목표다.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기존 MMDBMS와 디스크 기반 DBMS의 특성을 결합한 혼합형 DBMS로, 올 연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제품(가칭 A4)은 DB를 메모리에 상주시켜 운영함으로써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대용량 트랜잭션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MMDBMS의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되 필요한 경우 디스크에 저장된 DBMS 데이터를 읽어와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제품은 MMDBMS와 디스크 기반 상용 DBMS가 서로 연동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MMDBMS 시장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만큼, 이를 기반으로 상용 DBMS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