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비스 패러다임 변화
단순한 인터넷 검색이나 데이터 전달 형태의 정보 제공이 동영상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패러다임이 변해가는 현상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대역통합망(BcN)사업은 통방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방융합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기간망과 가입자망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CATV 사업자들의 TPS(Triple Play Service)도 하나의 방송 선로를 통해 영상, 데이터, 음성을 동시에 서비스하겠다는 것으로써 세계 각국에서 통신사업자들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통신서비스 사업자들도 기존의 인터넷 접속 서비스로는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 없기 때문에 영상 관련 고부가가치의 신규 서비스 제공을 통한 매출 증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2. FTTH의 정의 및 필요성
이상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새로운 가입자망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술이 바로 FTTH(Fiber To The Home)다.
FTTH는 최근에 대두된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연구되어 왔으나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어 실제 가입자망에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서비스의 변화 요구에 따라 이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FTTH의 직접적인 의미는 모든 가입자 댁내까지 광케이블을 포설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구성된 인프라이고, 현재는 고품질(QoS) 및 대역폭 보장이 요구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기술적 제약없이 제공할 수 있는 궁극적인 가입자 네트워크 구조로 이해되고 있다.
현재 가입자망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xDSL), 케이블망(HFC), 랜 기술들은 대역폭을 공유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인터넷 검색에 적합한 품질의 서비스를 저가에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다.
그러나 IP 기반의 영상 및 음성 서비스와 같이 QoS와 대역폭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서비스에는 적합하지 않다. 예를 들어 최근에 상용화된 50M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의 경우에도 최대로 제공 가능한 속도가 50Mb/s라는 의미이지 모든 가입자가 동시에 영상 서비스를 받고자 할 때 모든 가입자에게 50Mb/s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검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전의 기술보다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시간 영상서비스나 IP TV 서비스와 같은 대용량 서비스를 다수의 가입자에게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로 기능 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HFC 기술의 경우 대역폭 확장이 용이하지않기 때문에 가입자 수에 의한 속도 제한이 매우 심각하고, xDSL의 경우 거리에 따른 속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xDSL에서 제공하는 최고속도를 향유할 수 있는 가입자는 제한적이다. 대역폭 공유와 거리 제한 문제로 인해 기존의 가입자망 기술들은 완벽한 대역폭 및 QoS 보장이 요구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특히 HD급 이상의 고화질 IP TV 서비스는 제공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FTTH 기반의 가입자망 기술이 절실히 요구되며 최적의 FTTH 솔루션 개발이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xDSL 대량 보급을 통해 확보한 IT 강국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FTTH 분야에서는 매우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예는 조만간 일본에 넘겨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일본의 경우 이미 FTTH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었으며, 2006년까지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3. FTTH 기술 동향
FTTH를 직접적인 의미로 해석할 경우 크게 세 가지 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AON(Active Optical Network), PON(Passive Optical Network), Home-run 방식이며,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AON
현재 랜 방식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이더넷 스위치로 구성된 광네트워크를 의미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확장성이 좋은 장점이 있지만 능동 장치인 스위치를 필드에 설치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설치에는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IP 멀티캐스팅에 의한 IP TV 서비스를 다단계 스위치를 거쳐 제공하는데 있어서 QoS를 완벽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추가 비용과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
△PON
필드에 수동 소자만을 설치하여 네트워크 운용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대규모 설치 및 운용에 적합한 광가입자망 구조다. PON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면, 시분할다중 방식을 사용하는 TDM(A)-PON과 파장분할다중 방식의 WDM(A)-PON이 있다. 시분할다중 방식에는 ATM 기반의 ATM-PON, 이더넷 기반의 E-PON, 일반적인 프레임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G-PON이 있고 파장분할다중 방식에는 WDM-PON이 있다.
일반적으로 TDMA-PON은 복잡한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상향 트래픽의 효율이 크게 제한받기 때문에 확장성과 양방향성에 있어 약점이 있으며, 하향 트래픽이 모든 가입자에게 전달되므로 보안상의 취약점이 있다. 그리고 현재 개발되어 있는 제품들의 하향 최고 속도가 1Gb/s정도이고, 상향은 이와 같거나 작다. 그래서 32 가입자를 수용하는 경우 HD급의 고화질 방송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에는 대역폭이 부족한 상태다.
파장분할다중 방식의 WDM-PON은 한 가닥의 광섬유를 통해 여러 파장의 광신호를 전송하고 각 가입자가 서로 다른 파장을 사용하므로 양방향 대칭형 서비스를 완벽히 보장할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파장의 신호를 해당 가입자만 수신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우수하다.
파장 별로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수용할 수 있어 가입자별로 서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가입자들이 독립적으로 대역폭을 할당받기 때문에 동시 사용자 수에 의해 대역폭 변동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IP기반의 멀티미디어 서비스(IP TV/On-demand) 제공에 적합하다.
최근까지 고가의 기술로 알려져 있어 연구개발이 활발하지 않았으나, 2005년에는 KT에서 세계 최초로 WDM-PON을 상용화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Home-run
전화국(CO)에서 가입자까지 독립적인 광섬유를 사용하여 연결한 구조를 의미하며, 가장 안정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다량의 광섬유가 소요되고, 다수의 송수신 장치가 독립적으로 존재하여야 하기 때문에 비경제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4. 기술진화 방향
가입자망 구조는 CO에서 시작된 광섬유가 얼마나 가입자 가까이 가는가에 따라 FTTC(Curb/Cabinet), FTTH로 나뉜다. 빌딩이나 사무실의 경우에는 FTTO(Office), FTTB(Building)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초기의 비대칭가입자회선(ADSL)의 경우에는 CO에서 가입자까지 연결되어 있었던 전화선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광섬유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지만, VDSL부터는 가입자 밀집지역까지 광섬유를 설치하고 그곳에서부터 가입자까지만 전화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현재 국내 가입자망 진화 단계는 FTTC 성숙단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형 빌딩까지도 대부분 광섬유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FTTO/B도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최근에는 FTTC에서도 많은 기술진화가 이루어져서 단독주택 지역에서는 전주까지 광섬유를 설치하고 가입자까지는 UTP 케이블을 사용하는 형태의 FTTP(Pole)도 2004년부터는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FTTP도 FTTC의 한 종류로 분류될 수 있다.
현재 국내 현황은 FTTC에서 FTTH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상태이나, FTTH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정책적인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진통을 겪고 있다.
통방융합 서비스에 대한 규제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미 정통부에서는 특등급 정보통신건물 인증제를 2004년부터 도입하여 2006년 이후에는 새로 입주하는 많은 아파트에서 FTTH 기술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FTTH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연간 수조원의 신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광전송 장비 및 광케이블 시장뿐만 아니고,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 시장과 콘텐츠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할 것이다.
<송길호 상무대우(KT 기술연구소 FTTH 개발팀장) ksong@kt.co.kr>
*약력
△1974 서울대 전자공학과
△1977 금성전기 개발담당
△1982 KAIST 박사
△1991 금성전기 연구소장
△1994 한국통신 선로기술연구소 선로기술개발부장
△2001 한국통신 가입자망 연구소 광통신 연구팀장
△현재 KT 기술연구소 FTTH 개발팀장, TTA 전송기술위원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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