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산 소프트웨어가 외국 소프트웨어의 아성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을 독점하는 외국 소프트웨어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산 소프트웨어가 시장에서 외면을 당했지만 이제는 양상이 달라졌다.
특히 패키지 소프트웨어 분야와 틈새 시장에서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약진이 두르러지고 있다. 우선 패키지 분야에서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오던 외국 제품과의 파일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정면승부를 걸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한글과컴퓨터는 과학기술부와 강원도청에 국산 오피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과기부는 최근 국산 오피스 제품인 ‘한컴오피스’의 기술 평가를 끝냈으며 기존 아래아한글 제품 사용 계약이 끝나는 오는 5월에 한컴오피스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강원도청도 오는 6월 산하 단체를 포함해 총 2200대의 PC 가운데 1400대의 PC의 오피스 제품을 한컴오피스로 교체할 예정이다.
한컴오피스와 더불어 한글과컴퓨터의 오피스 시장 공략 쌍두마차인 ‘씽크프리오피스’는 해외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현재 미국법인을 통해 씽크프리오피스를 월마트나 컴퓨유에스에이 등 대형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교육용 소프트웨어 판매 1위 회사인 리버딥과 제휴를 맺고 씽크프리오피스 판매에 들어갔다.
또 4월에는 일본 PC제조 및 판매업체인 야마다전기와 번들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연간 18만대 정도로 야마다전기가 생산하는 브랜드 PC에 월 1만대 씩 12만대, 중고 PC에 월 5천대 씩 연 6만대로 모두 18만대 PC에 싱크프리오피스를 번들로 제공하기로 했다.
캐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오토데스크의 오토캐드에는 인텔리코리아가 ‘캐디안’을 앞세워 도전장을 던졌다. 이 회사는 서울지하철공사, 도시개발공사, 가스안전공사 등의 공사와 상당수의 전국 시군구청에 캐디안을 공급했다.
이 회사는 내수보다 수출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미 미국, 인도, 독일 등 19개국에 수출했으며 올해 확정된 수출 금액만 50만 달러에 달하며 영업성과에 따라서는 100만 달러를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 SW의 대명사인 어도비의 포토숍에 ‘포테이토’라는 국산 제품으로 도전장을 낸 에이티엔에스는 서울 소재 110개 초등학교에 제품을 기증하고 포토숍과 공개 비교테스트를 하는 등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압축 소프트웨어인 이스트소프트의 ‘알집’은 이미 윈집 등 외국 제품을 시장에서 압도하고 있다.
리눅스 시장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레드햇이나 수세 등 외국 리눅스 업체는 물론 한국HP나 한국IBM 등 이른바 글로벌 IT 업체가 국내 리눅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토종 리눅스 업체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국내 리눅스 업체들은 저마다 발빠른 행보를 옮기고 있다. 리눅스원은 외국 대형 IT업체들이 주도하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적합한 리눅스OS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리눅스원은 상반기 중으로 최신 2.6커널을 사용한 ‘눅스원 2.0’을 출시할 예정이다.
와우리눅스도 5월에 ‘와우리눅스 8.1스탠다드서버’와 ‘8.1어드밴스트서버’, ‘8.1퍼스널에디션’ 등의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레드햇의 아성에 도전할 예정이다.
미지리서치는 정보단말기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일반 휴대폰은 물론 첨단 스마트폰 분야에서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의 제품을 출시해 외국 업체와 경쟁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자료관관리 솔루션과 같은 공공 분야와 XML, 웹 리포팅 툴과 같은 틈새 시장에서는 국산 솔루션 업체들이 외산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한컴씽크프리 - 씽크프리오피스]
(설명) 사진은 Y:/국산소프트웨어특집/13면/씽크프리오피스.jpg
지난 2001년 3월에는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미국의 비즈니스 잡지인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잠재적인 위협이 될 존재를 묻는 질문에 리눅스와 함께 한국의 ‘씽크프리 오피스’를 꼽았다. 씽크프리오피스는 또 미국의 프리즘 캐피탈과 교원연기금 펀드인 TIA 등으로부터 2300만 달러를 투자받을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글롸컴퓨터의 자회사인 한컴씽크프리(대표 백종진)의 씽크프리오피스는 아직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씽크프리오피스는 자바 기반의 사무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다. 워드프로세서인 씽크프리라이트(ThinkFree Write)와 스프레드시트인 씽크프리칼크(ThinkFree Calc),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인 씽크프리쇼(ThinkFree Show)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윈도를 비롯해 리눅스, 유닉스, 맥OS 등 어떤 운영체제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영어를 시작으로 15개 국어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체 용량이 20MB 정도에 불과해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다운받아 설치한 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씽크프리오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파일이 호환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에서 작성한 문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편집해 다시 저장할 수 있다.
씽크프리오피스는 한글과컴퓨터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현재 씽크프리오피스를 패키지 판매와 PC 번들판매, USB 저장매체나 MP3 같은 하드웨어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하드웨어에 씽크프리오피스를 탑재한 제품을 MPO(My Portable Office)라는 제품으로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2004에서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MP3 제조사와 20만 달러 매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올해 씽크프리오피스 24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3.0버전이 출시되는 올해 하반기에는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추후 2∼3년 내에 국내 전체 PC시장과 맞먹을 정도의 일본의 매킨토시 시장을 공략하고 한중일 아시아 국가들의 공개소프트웨어 정책 등으로 인한 리눅스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추가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에이티엔에스 - 포테이토]
(설명) 사진은 Y:/국산소프트웨어특집/13면/포테이토.jpg
지금까지 디지털 이미지 편집은 일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져 왔다. 이러한 생각이 굳어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외국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일반인에게는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반면 디지털카메라의 보급 확대에 따라 디지털 이미지 편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게 됐다.
에이티엔에스(대표 정동호 http://www.atns.co.kr)가 개발한 ‘포테이토’는 이러한 흐름을 수용한 제품이다. 포테이토는 한 마디로 외국 제품인 포토샵을 겨냥해 개발된 제품이다. 포테이토는 포토샵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외산 대비 10% 수준의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이 제품은 출시 전에 300여 명의 버그테스터에 의한 테스트와 소프트웨어 전문평가 업체인 보물닷컴을 통해 이미 기능 검증을 받았다.
이 기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포테이토는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윈도 바탕화면, 팔레트, 작업 창에 삽입하는 배경그림 넣기 △다량의 이미지를 한번에 사용자가 선택한 조건으로 크기, 이름, 워터마크를 적용해 편집하는 기능 △HTML앨범 작성 기능 △클립보드나 이미지파일에서 직접 GIF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기능 △동영상 캡처 기능 △빨간 눈 보정 기능 등 전문가에게도 손색이 없는 다양한 기능이 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 사용자를 위한 각종 편의 기능과 함께 동영상 제작 및 캡처 등의 멀티미디어 지원 기능도 있다.
에이티엔에스는 우선 교육기관에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기관으로 저변을 넓힌 후 공공 및 기업 시장을 차례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그 방법은 제품 교육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부산의 벡스코(BEXCO)에서 현직 초중등 교사 및 학원 강사 300여 명을 초청해 세미나를 하고 부산 지역 30여 개 학원에서 ‘포테이토’ 강좌를 개설했다. 3월부터는 LG상사의 용산 교육장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사용자 교육을 하고 있다. 5월 중에는 온라인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무료 동영상 강좌를 제공할 예정이며 8월부터 전국 300여 개 초등학교에서 포테이토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정동호 에이티엔에스 사장은 “외산 제품에 모두 점령당한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국산 제품도 경쟁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제품을 개발했다”라며 “특히 교육기관에서 마땅히 사용할만한 국산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가 없어 적지 않은 교육예산이 해외로 유출되는 현실을 타개하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카메라나 USB 하드디스크에 번들 소프트웨어로 제공하는 방식과 기증, 교육용 라이선스 할인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인텔리코리아 - 캐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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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캐드 시장은 지난 20년 이상 세계적으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오토데스크의 ‘오토캐드’가 시장을 독점해왔다. 이 상황을 깨뜨리고자 개발된 국산 캐드가 국내뿐 아니라 최근에는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인텔리코리아(대표 박승훈 http://www.cadian.com)가 개발한 ‘캐디안’이다. 캐디안은 오토캐드와 양방향으로 호환되며 동일한 명령어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오토캐드를 사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는 별도의 학습을 거치지 않아도 설치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오토캐드에 비해 8분의 1 수준이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사장은 “일반적으로 캐드 프로그램은 가격이 높고 업그레이드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불법복제가 심한 편이다”라며 “캐디안은 기능과 호환성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복제품을 사용하거나 업그레이드 비용에 부담을 느껴 온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인텔리코리아의 캐디안은 2000년 대통령 표창, 2001년 산자부장관 표창, 2002년 캐드캠학회 금상 등을 수상했다. 또 2003년 조달청의 행망 등록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공공기관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2000년 전국 350여 실업고교와 40여 직업전문학교와 기능대학에 800억원 상당의 제품을 기증했다. 2001년부터는 경북의 297개 중학교 기술과목에도 적용해 세계 최초로 중학생 캐드경진대회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인텔리코리아는 제품 출시 초기 건축설계 시장에 초점을 맞췄는데 최근에는 그 영역을 토목, 기계, 금형, 전기, 가구, 플랜트 등 상업용 시장은 물론 관공서와 교육기관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3년 전부터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파키스탄 등 아시아권에 수출이 성사되면서 한글, 영어 외에도 글로벌화를 위하여 독어, 폴란드어, 중국어, 일어 등 다국어 버전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캐드의 본거지인 미국을 포함해 캐나다, 호주, 영국,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인텔리코리아가 바라보는 가장 큰 시장은 커스터마이징 부문이다. 조선, 기계, 반도체, 철강 등 대기업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단순한 설계뿐 아니라 업무에 적합한 전문화된 시스템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저가형 도면관리와 PDM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