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원장
김동억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이진환 다우데이타시스템 대표
정수영 와우리눅스 대표
권석철 하우리 대표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대표
김규동 핸디소프트 대표
사회 : 양승욱 전자신문사 컴퓨터산업부장
국내 SW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업계와 기관 대표가 한 자리에 모였다. 본지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지난 23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김동억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김규동 핸디소프트 사장,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 등 SW 관련 전문가 8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SW 산업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열띤 토론 속에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기본적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2년 후에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성을 가지고 있으며 차세대 성장산업의 핵심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 SW산업의 기술기반과 지원정책에는 부족한 점도 많다는 것도 공감했다. 업계 대표들은 국내 SW산업의 기반이 되는 중소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으며 기반기술 확보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현장에서 업계가 피부로 느끼는 애로사항이 토로됐으며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재와 지원 규모의 빈약 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이와 함께 가격출혈경쟁으로 얼룩진 시장을 바로잡기 위한 자성의 목소리와 이에 대한 방안도 제시했다. 2시간에 걸쳐 쉼없이 진행된 토론 내용을 싣는다.
◇사회(양승욱 전자신문사 컴퓨터산업부 부장)= 어떻게 하면 한국 SW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나하는 것이 큰 주제다. 구체적으로 얘기해주길 바란다.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에 대한 당위성과 국내 SW산업이 처한 현실은 어떠한가를 짚어보자. 또 외산과 경쟁을 벌이는 국산SW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도 토론해보자. 최근 정부 차원에서 SW산업활성화를 위한 법안개정이 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업계에서 바라는 구체적인 정책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들어보자.
먼저 우리가 왜 SW산업을 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부터 짚어보자.
◇김동억(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SW산업은 우선 일자리 창출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SW부문은 앞으로 1000억원 정도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며, 이는 곧 1000개 정도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과정에서도 SW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SW산업은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고 차세대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분야다.
◇백종진(한글과컴퓨터 대표)=제품 측면에서 보면 문서를 저장하고 보관하고 생성하는 애플리케이션 제품들에 대한 국산화는 매우 시급하다. 이는 곧 정보자주독립국가라는 개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의 문서가 미국이 제공하는 하나의 기업 소스에 종속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우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해야 하지 않겠나. 순수 국내 인력이 만든 SW로 국내 정보산업이 보호되고 정보자주독립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현진(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원장)=기존산업을 고도화하는 데 SW 외에 다른 방법은 사실상 없다. 현재 제조업에 대한 공동화가 문제가 되는데 이를 늦추기 위해 기존산업을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SW가 필요하다.
또 지식산업경제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도 SW는 필수적이다. 세계적인 SW 회사를 만들어 이것을 대체지식산업시대의 핵심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 발굴도 필요하다.
국가경제 경쟁력과 효율화 방안 측면에서도 SW의 중요성은 크다. 전자상거래나 전자정부가 활성화되면 전체 경제에서도 경쟁력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
◇사회=SW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국내 SW산업이 처한 현실을 들여다보자. 현실은 어떠한가.
◇정수영(와우리눅스 대표)=고도화·효율화는 산업의 패러다임에서 봤을 때 최고 수준을 말한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SW기반이 너무도 약하다는 것이다. SW는 대기업이나 정부가 주도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징이 있다. 수요와 공급을 기반으로 한 시장을 형성한 뒤 정책이 이를 뒷받침해주는 소위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피라미드의 아래를 받치는 중소기업이 사실상 다 죽었는데 최고수준의 고도화와 효율화를 과연 달성할 수 있겠는가.
중소기업은 현재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보다는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 절박감이 있다. 국산SW라고 말을 하는데 이제는 글로벌 SW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한 인력·지식·산업기반이 있는가. 이를 중소기업이 하루 아침에 극복할 수 있는가. 실제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고현진=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현실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사회통계조차 없다는 것이다. 파악하기로는 국내시장에서 국산 SW 점유율이 17% 정도다. HW는 95%가 외국산이라는 것 정도를 안다.
◇권석철(하우리 대표)=산업현실은 국내 모든 SW업체들이 궁지에 몰렸다고 본다. 외산SW의 저가공세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또 프로그램은 많은데 설계자가 없다. 기존제품에 대한 유지보수에도 어려움이 많다. 또 잘 구축된 국내 IT 인프라 환경에서 개발된 제품은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해외는 국내와 환경이 다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제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언론이나 국가가 해외진출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맞지 않다. 해외 진출하더라도 당장 매출이 얼마냐, 왜 나갔느냐고 몰아치는 부분들이 많다. 해외에 진출한 업체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사회=국산 SW산업의 현주소를 알수 있겠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수요자들이 바라보는 국산SW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이진환(다우데이타시스템 대표)=SW를 유통 판매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가지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여기에는 국산이든 외산이든 상관이 없다. 물론 한국업체가 경쟁력 있는 한국제품을 취급하고 싶은 심정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국산SW를 팔다 보니 중소 벤처에서 나온 SW의 안정성 문제, 시장인지도 등의 문제점들이 많았다. 특히 국산 제품의 개발회사가 문을 닫는 경우에는 이를 처리하는 일이 곤혹스럽다.
따라서 정부·업계·판매업자들 각각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 영화의 경우에도 그동안 국산이 외산에 고전하다가 근래에 잘된 것이다. SW도 마찬가지다.
◇고현진=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 경제수준이나 소득 수준에 비해 국내 SW산업은 오히려 뒤져 있다는 것이다. 국내 경제수준에 걸 맞는 SW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지금 상태에서는 수출로 너무 드라이브해서는 안 된다. 어느 정도 수준을 끌어올린 다음에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주변에서 “핸드폰은 작년에 얼마 수출했는데 SW는 얼마 수출했냐”는 질문을 듣는다. 이런 우문이 문제다. SW산업은 미래산업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수출 많이 해도 경제발전에 한계가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SW산업의 경쟁력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국내 SW산업기반이 척박함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품들이 있다. 그 제품들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했는지 생각해보자.
◇김규동(핸디소프트 대표)=먼저 국내시장에서 외산제품과 국산제품의 경쟁력을 보자. 그룹웨어 분야는 국산이 정부 공공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보안SW와 전사적자원관리(ERP)도 4만개 중소기업 정보화 등의 정부 정책으로 인해 점유율 면에서 외산을 넘어선다. 미들웨어도 마찬가지다.
이는 기본적으로 국산에 대한 우호적인 수요자의 의식도 있지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준 측면이 큰 역할을 한다. 거론한 제품들은 모두 정부가 표준을 정하고 표준에 맞는 제품을 인증해줬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국산SW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지혜롭게 접근하면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국산SW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해법이 있다.
그리고 해외진출업체 가운데는 한국시장이 안 좋아 해외로 간다고 하는데 과연 국내에서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고현진=그룹웨어와 ERP는 국내의 사회문화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일본이나 한국시장은 다른 나라가 전자결제가 아니라 그냥 이메일로 처리하는데 국내의 거래관행은 이와 다르지 않는가. 따라서 틈새를 찾아 성공한 예라고 보는 것이 옳다.
앞으로 가능성 있는 것은 전자정부와 텔레매틱스 임베디드소프트웨어 디지털TV 관련 등 정보단말기와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 SW일 것이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될 것은 처음에는 애플리케이션을 육성하지만 2만달러 시대로 성장하려면 기반 SW도 같이 발전시켜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는 완전히 3D 업종이다. 고객의 요구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부품이 없어 자동차의 엔진을 못 만들 듯이 SW에도 결국 기반기술이 있어야 한다.
◇사회=SW현업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말해달라.
◇백종진=1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느낀 것이다. 우선 일본의 불법복제SW 비율이 5%에 불과하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업체들에게 있다.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못했던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의식 있는 소비자가 없었고 의식 있는 정책입안자가 없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총체적인 난국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한컴슬라이드를 갖고 들어가면 미국의 대표적인 업체의 제품과 얼마나 호환이 되는지만 물어본다. SW는 계속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SW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꿈나무 같은 것이다. 왜 호환성만 따지나.
또 중국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 중국 한 SW 업체가 입찰경쟁을 할 때 소스 공개라는 조건을 붙여 국산 제품을 쓴다. 5만명이 수년 간 만든 제품하고 몇 명이 몇 개월 간 만든 제품하고 호환되기를 바라는가.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점차 나아질 것이다.
소비자들의 의식구조개선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컴은 초등학생들에게 워드 프로그램을 공짜로 제공해 불법복제 사용을 원초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권석철=SW는 공짜고 HW는 사야 된다는 인식이 너무 많다. 이것은 결국 외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우리는 작년부터 백신소프트를 유료화하겠다고 선언했는데, 굉장히 우스운 이야기로 들렸다. 그러면 그 동안 백신소프트가 공짜였냐는 반응이다. 사실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고 돈을 준다면 해외로 나갈 것이다.
정부의 태도도 문제다. 워드나 백신SW는 국가 기간산업의 중추역할을 한다. 국가 기간망에 문제가 생기면 보안업체들은 징발되듯 문제해결에 나서야 했는데 과연 정부는 어떤 식으로 이들 업체를 지원하고 있는가.
◇고현진=그러나 정부의 직접지원에 어려움도 있다. 중국은 IT예산의 20% 정도가 SW분야에 쓰이며 이 중 절반은 중국상 SW를 사용토록 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WTO 때문에 중국처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나 협회 입장에서 SW사업자를 직접 챙기면 눈총을 받는다. 이것이 고민이다.
◇사회=리눅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리눅스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가 어려운 현실이 있지 않나.
◇정수영=정부도 하나의 기업이다. 정부가 할 일은 그랜드 마케팅이다. SW는 전략과 전술이 있어야 한다. 정책에 대해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공개SW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상황은 변했지만 여전히 연속성에는 문제가 있다. 국산 쓰면 좋은데 개발 회사가 망하면 대안이 없다. 외국의 경우는 이런 업체들에 대해 M&A정책을 펼쳐 연속성을 만들어준다. 반면 국내는 아예 업체를 없애버린다. 그러니 모든 기술과 프로세스가 끝난다. 수년 전 리눅스 기술자가 많았는데 먹고 살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갔다. 사장들은 신용불량자 됐다. 기업들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특히 SW의 미래는 공개SW에 있다. SW는 지식산업이 아니라 문화사업이다. 결국 문화에 맞는 SW를 써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투자를 과감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누수를 막아야 하며 기본적으로 정품을 쓰도록 해야 한다. 정품화가 되지 않으면 가장 큰 피해를 소비자가 받는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있으면 장밋빛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사회=최근 정부의 법안들이 사업자들을 고려하고 있는 방향으로 되고 있는 것 같다. 기업들조차도 이제는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은데 그래도 애로사항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SW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김동억=우선 시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정책의 문제점 중 하나가 시장 확대 정책을 등한시하는 점이 아닌가. 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급자에 대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시장 확대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에서 펼친 정책 중 가장 좋은 것은 3만개 중소기업정보화 사업이었다. 이것 때문에 ERP사업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이런 식의 접근이 정부에게 필요하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도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공급자들이 너무 많이 생겨 과다경쟁을 했다. 기술력 있는 전문적인 업체들만 뛰어들어야 하는데 우후죽순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ERP업체들이 공멸하는 것 아닌가.
예산도 늘려야 한다. 항상 예산을 줄이려고만 하는 것 같다. 전향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전체 예산의 5% 이상으로 정보화투자 R&D에 줘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은 예산에서 정보화투자 부문이 1.5% 정도밖에 안 된다.
민간기업들도 정부투자 부문에 대해 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 정보화투자 ROI도 구체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미국 발표에 의하면 62% 정도 된다고 한다. 누군가 실제로 이런 부문을 조사해서 발표해주는 기관들이 없지 않나. 이런 부분이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정보화투자를 늘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시장규모가 늘어나게 되고 SW산업도 살아날 수 있다.
◇김규동=유지보수료의 현실화를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 패키지SW업체의 경우 유지보수료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신기술투자를 목표한대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유지보수료가 매우 중요하다. 미국 제품은 유지보수료가 제품가의 20% 정도이고 전체 매출의 20%를 상회한다. 반면 국내는 유지보수계약률이 70% 미만이고 평균유지보수율이 10% 채 안 된다.
물론 아직도 고객사의 불만도 있다. 유지보수료를 이 만큼 주는데 왜 서비스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하는 부분이다. 이제는 좀 바꿀 필요가 있다. 이미 상당수 고객이 업체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체들의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핸디소프트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BPM 제품이 있다. 지금까지 누적매출액이 2000만달러를 넘었는데, 올 한해에만 2600만 달러의 매출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요소는 미국 진출 3년 동안 미국에 1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데 있다. 투자를 하면 글로벌 제품이 될 수 있으나 많은 업체가 투자할 여건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다.
아울러 국내SW업체들은 자기들이 철저하게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전문화해야 한다. 현재 모든 SW 국내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규모가 너무 작다. 따라서 M&A 활성화 등으로 전략적으로 키워야 될 기업들을 키워야 한다.
◇사회=문제점에 이어 대안까지 제시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국내SW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지 더 얘기해보자.
◇고현진=시장조성, 인력양성, 기술의 질 확보 등이 해답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시장을 조성하려면 사용을 해주고 인식을 바꾸면 된다. 유지보수료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보화에 대한 투자는 과거에도 많이 했지만, 이것은 모두 HW 부문이었다. 따라서 SW와 프로그램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인력양성문제의 경우 간단하다. 업체들이 돈을 많이 벌도록 하면 우수한 인력들이 많이 간다.
◇사회=국산SW를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은 있나
◇고현진=당연히 있다. 평균적인 국내 SW수준은 높다. 때문에 인적자원의 수준이나 차세대 서비스 등의 부문에서 경쟁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게임 같은 것들이다. 이런 부분은 수출할 수 있는 좋은 품목이다.
◇김동억=해외 행사에서 국산SW에 대해 외국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2∼3년 전만 해도 국산SW에 대해 회의적이었는데, 올해 보니까 훌륭한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는 것 같다. 따라서 공공SW 같은 경우는 후발 국가들을 타깃으로 하면 좋을 것 같고 패키지형 SW는 선진국을 타깃으로 하면 좋을 것이다.
◇이진환=선택과 집중을 할 때다. SW를 분류할 때도 보면 플랫폼 SW, 인프라SW, 애플리케이션 SW 등이 있다. 플랫폼 SW는 우리나라가 하기에는 어렵다고 본다. 역시 미들웨어나 응용 SW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수출산업화는 반드시 달성된다.
또 스타기업이 필요하다. 빌게이츠 같은 스타전문가를 전략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권석철=해외에서 언어장벽을 제외하면 우리 제품은 경쟁력 있다. 하우리가 미국에 진출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연방정부납품자격을 획득하면서 느꼈던 것은 다른 소형업체들도 한국의 정부에 조달등록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를 통해 규모 있는 물량을 해외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사회=장시간 열띤 토론에 감사드린다. 고 원장은 우리나라 SW 산업 진흥 정책을 떠맡고 있다. 토론회에서 남다른 느낌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 정리 부탁한다.
◇고현진=플랫폼 만들지 말고 리눅스 하자. 플랫폼은 이미 늦었다. 관에서 이런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유지보수료도 제대로 반영시키기 위해 조사를 지금 시행중이다. 지원을 위한 조직도 강화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진흥청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정부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조직이 커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내 SW산업은 없고 SW기업만 몇 개 있을 뿐인 현실이다. 민간 부문과 정부가 함께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정리=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