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벤처 57%가 자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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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벤처기업들 가운데 40%는 기술력에 있어서 세계적 수준에 달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의 기업은 자금부족으로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회장 김완주)와 인큐비아(대표 정성욱)가 3월 10일부터 4월 20일까지 140여 개 바이오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현황 및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자금 부족이 바이오벤처기업의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분석됐다.

 바이오벤처기업의 수는 지난 2001년 조사당시 600개에 달했으나 3년새 77% 감소한 140개에 불과할 정도가 위축됐다.

 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자금 부족(57%)을 꼽았으며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19%에 머물렀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원인으로 37%의 기업이 투자자들 사이에 바이오벤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 35%의 기업은 예상보다 긴 연구기간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자금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향후 2년 이내 코스닥 등록 등 기업 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 4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자금 부족과 함께 마케팅력 부족(38%)과 내수시장 침체(29%)를 애로 사항으로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업 중 35%가 기업 간 제휴를 추진 중이며 제휴 분야로 공동 마케팅(37%)과 공동 기술개발(33%)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전체 기업의 83%가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제휴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와 달리 M&A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을 조사한 결과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의 50%는 기업의 연구력 및 기술 수준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자체 평가한다고 응답해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세계 수준과 비교에서도 40%가 최고 수준으로, 32%가 약간 미흡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벤처기업들은 기술 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역할로 △BT기술개발자금 확대(26%) △BT전용 펀드 조성(14%) △관련법규 및 제도의 정비(11%)를 요구했다. 또 마케팅 확대를 위한 정부 과제로 △해외시장 개척 지원(24%) △판로 확대 지원(17%) △인·허가 완화(17%)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정성욱 인큐비아 사장은 “지난 2001년 바이오벤처기업 실태 조사할 당시 600여 개에 이르렀던 벤처기업 수가 140여 개로 급감하는 등 지난 2년간 바이오 벤처 산업계가 자체 구조조정을 겪었다”며 “140개 기업 역시 자금난으로 기술개발은 물론 기업 존폐의 위기에 서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