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개발중인 유럽의 휴대이동방송수신 기술인 ‘DVB-H’가 국내 방송환경에 맞지 않다는 KBS의 유럽 현지실태보고서가 공개되자 지상파디지털TV(DTV) 전송방식 논란과 관련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MBC는 26일 DVB-H에 대한 KBS의 보고서가 사실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MBC는 특히 ‘DVB-H가 DVB-T의 기반아래 개발된 기술로 현실적으로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고 한 부분에 대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도 ATSC와의 호환성은 전혀 없으며 우리나라가 어쩔 수 없이 ATSC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DMB든 DVB-H든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완기 MBC 부국장은 “유럽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휴대폰에 DVB-H 수신칩이 장착될 것을 상정했을 때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DVB-H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시장에 뛰어드는 게 산업적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DVB-H에 적극 참여하면서 내수시장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KBS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KBS의 DTV 관련 정책은 현재 구성·운영되고 있는 ‘DTV전송방식비교추진 위원회 4인 대표자 회의’ 결과에 전적으로 따를 것이며, 단 한번도 별도의 공식적 의사 결정을 내린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KBS 한 관계자는 “최근 KBS가 고정수신은 미국방식인 ATSC, 이동수신은 DMB로 입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며, 이 때문에 MBC와 언론노조 측이 위기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국가기간방송사인 KBS가 언제까지 MBC와 언론노조측에 끌려갈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정통부의 고위 관계자는 “KBS 보고서가 정부 정책에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사실내용에 있어서는 정통부의 입장과 같다”며, “유럽 기술표준 기구인 DVB조차도 DVB-H가 상용화하기까지 2∼5년이 걸릴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현실적으로 우리가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위와 정통부는 DVB-H 현지 실태 파악을 위해 열흘간 일정으로 27일 유럽 핀란드 노키아를 방문할 계획이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