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시장 침체, 해법 없나’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인식되던 도메인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관련 업계가 ‘생존 전략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제 도메인만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업체는 사라진 지 오래고 호스팅서비스 등 유관사업 영역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런 수익 증대 노력이 능사만은 아니라는 데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한 도메인 관리업체 관계자는 “도메인의 활용 범위를 넓혀서 수요를 증가해 도메인만으로도 수익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관련 기술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메인 등록수 감소 추세=올 들어 닷케이알(.kr) 도메인 등록수는 설이 끼어 있는 지난 2월 한달 동안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1월과 3월은 전월 대비 감소했다. 특히 닷케이알 도메인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영문 닷 씨오 닷 케이알(영문.co.kr)은 월 평균 2800개씩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을 대변해줬다.
이는 결국 국내 7대 케이알 도메인 공인사업자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7대 사업자 가운데 하나인 가비아의 도메인사업 담당 원종홍 이사는 “가비아는 올 들어 닷케이알과 닷컴(.com) 도메인 등록수가 소폭 증가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 약 100∼500개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엇갈린 원인 분석=닷케이알 도메인을 관리하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와 관련업체들이 분석하고 있는 시장 침체 원인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KRNIC 측은 2단계 도메인 도입 지연, 부가서비스 부재, 업체 간 유효 경쟁 부진 등 KRNIC 안팎의 문제를 광범위하게 지적하고 있다. 업체들은 경기 침체로 인한 창업 및 신설 기업수 감소, 업체들의 도메인 활용 범위 증대를 위한 노력 부족 등을 꼽고 있어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차이가 없다. 다만 업체들은 닷 케이알 도메인의 수익율이 낮아 닷 컴 도메인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닷케이알 도메인 적자를 메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KRNIC 측은 닷 케이알 도메인의 신규 등록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다수의 도메인을 가지고 있던 기존 사용자들의 유지율이 줄어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 건수가 높아지고 있어 내용면으로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침체된 시장 활성화 위한 노력들=오는 7월 말 한국인터넷진흥원(가칭)으로의 승격을 앞두고 있는 KRNIC은 현 시장 상황에 맞는 처방을 내리기 위해 올 상반기 안에 원인 분석 작업을 끝마칠 계획이다. 특히 닷 케이알 도메인의 타깃층은 어디인지, 시장 침체의 원인이 닷 케이알 도메인의 이미지 때문은 아닌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KRNIC 도메인 관리팀 진충희 팀장은 “도메인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원인 분석을 실시했다”며 “원인에 맞는 정확한 대응 방안 마련 작업을 진행중”이고 “이르면 올 하반기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시장 활성화 노력도 치열하다. 가비아는 기업 e비즈니스 인프라를 제공하는 토털 웹서비스 업체로 탈바꿈을 시도중이며, 아사달은 게임·쇼핑·영화 등 엔터테인먼트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포털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후이즈는 웹메일·광고·후불식 전화서비스 등 신규 사업과 함께 일본 현지 법인 활성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