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시장 ATA 경계경보

국내업체 이어 외국업체들도 제품 출시

PC의 데이터 전송 방식을 이용한 ATA 기반의 스토리지가 중저가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ATA 는 일반 하드디스크(HDD)의 데이터 전송 방식으로 이를 기업용 스토리지 제품에 적용할 경우 일반적인 광디스크 기술을 응용한 스토리지 시스템에 비해 저가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 국산 스토리지 업체들이 ATA 기반의 저가형 스토리지를 선을 보인 데 이어 외국 업체들도 관련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형성 가능에 대한 기대가 모였지만 기술적으로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아 수요가 많지 않았다.

 최근 ATA 스토리지 시장은 △2차 스토리지 시장 형성으로 인한 신규 시장 창출 기대 △디스크 기반의 백업 시장 확산 △중형(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시장 성장 등의 시장 특성과 맞물려 본격 개화될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그간 이 시장에 동참하지 않던 히타치 진영도 6월경에 ATA 제품을 출시하고, 선발 사업자들은 하반기를 전후로 ATA 보다 드라이브 개당 속도가 빨라진 차기 규격 시리얼ATA(SATA) 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스토리지 기업 대부분 제품 출시=ATA 제품은 아라리온·에스오에스정보통신·인사이트테크놀로지 등 국내 스토리지 업체들이 중저가형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먼저 시작됐다. 국내 ATA 시장은 미국 ATA 전문 기업으로 알려진 넥산테크놀로지가 2002년 봄 지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외산 브랜드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한국EMC가 기존 클라릭스ATA 제품을 출시했다. 테입 드라이브 전문 기업으로 출발한 한국스토리지텍이 SATA 방식의 ‘블레어스토어’ 제품을 출시하며 대형 외산 스토리지 업체들의 동참이 본격 시작됐다. 작년 하반기에는 넥산에 이어 일본 SATA 전문 기업인 ADTX가 지사를 설립해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오는 6월에는 HDS코리아도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본격 동참한다. 한국EMC는 7월경 현재 보유한 클라릭스ATA300보다 하위 기종인 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2차스토리지·D2D 시장 공략=ATA 스토리지는 기존 광디스크와 가격 경쟁력에서 절대적으로 앞선다는 점이 가장 큰 구매 요인이다. 더욱이 데이터 백업이 중요해지고, 스토리지 업체들이 데이터의 발생과 소멸 특성에 맞는 제품을 도입할 것을 권하는 ‘정보생명주기관리(ILM)’ 전략과 맞물려 이 시장을 대체하는 제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즉 안정성 측면에서 백업의 최고 수단으로 알려진 테입을 대체하는 ‘2차 스토리지’의 경우 디스크로 백업을 하는 경향이 짙은데 가격 부담이 덜 한 ATA 제품으로 대체해 TCO를 절감하자는 생각이다.

 지난해 제품을 출시한 한국EMC는 올 중형 스토리지 사업을 전체 매출 기준 30%까지 끌어올리는 데 ATA 관련 제품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6개 수요처를 확보한 한국EMC는 올 1분기에만 숭실대·현대캐피탈·교보증권 등 지난 한해 실적을 뛰어넘는 영업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하반기 지사를 처음 설립한 ADTX코리아는 중견 제조기업인 신도리코의 ERP용 스토리지와 백업 인프라 전체를 SATA 방식의 ‘어레이마스토어 FC-2 시리즈를 공급하는 등 10TB 규모의 스토리지를 SATA로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 팍스넷·아이후크코리아·무어넷 등을 수요처로 확보했다.

 다음달 SATA 제품인 ‘SATA 블레이드’를 출시하는 넥산 역시 한국관광공사·현대정보기술·조흥은행·하나은행·드림위즈 등을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다. 이중 드림위즈는 25TB 규모의 적지 않은 ATA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99·2000년 닷컴 교체 수요 시장 견인 기대=공급 업체들이 올해 ATA 시장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는 닷컴 기업의 교체 수요다. 즉 99, 2000년 설립된 주요 닷컴 기업들은 보통 3년 정도로 제공되고 있는 무상유지보수 기간마저 끝난 상황에서 잦은 디스크 고장으로 인한 비용부담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온라인 기업의 대표 주자인 A사는 1500TB 규모의 전사 스토리지 인프라를 모두 디스크 기반으로 바꾼다는 전략을 수립했고, 제품 교체를 이미 시작했다. 포크콘도 4TB 규모의 스토리지를 ATA 방식으로 도입키로 하고 현재 삼성전자(클라릭스)·ADTX 등의 업체가 최종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닷컴기업들은 최소 수백여TB 규모의 스토리지를 사용하는 등 일반 제조 업체와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어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스토리지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