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알파to오메가]PR영역 중심이동

“팔리지 않는다면 결코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는 벤턴앤보울스(Benton&Bowls)사의 오래된 격언이 있다.

 크리에이티브와 메시지의 독창성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광고와 PR 전문가들에게 일침을 놓는 말이다. 특히 PR전문가들은 늘 새로운 앵글과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미디어와 타깃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PR전문가가 마케팅에서 철칙으로 삼는 투자대비효과(ROI)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바야흐로 PR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광고와 PR, 프로모션의 영역이 혼재하고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예전의 PR는 “Love Me”, 즉 포지셔닝과 이미지 구축, 신뢰도 개선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의 PR는 “Buy Me”의 영역까지 과감히 들어오기를 주문받고 있다.

 기업 내에서도 영업조직에서는 자사의 ‘홍보팀’이 제품 홍보에 소홀하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 대기업들도 홍보조직이 기존의 총수 이미지 관리와 방어적 홍보 개념을 벗어나 마케팅 PR 쪽으로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외부의 PR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PR회사에 근무하는 상당수 AE들은 효과 극대화를 위해 PR의 고유 업무 영역 이외에 고객용 제품소개 리플렛을 만들거나 매거진에 게재될 기사식 광고의 문안을 작성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새로운 브랜드나 제품의 출시에 대한 PR 이벤트 계획을 짜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R담당자들에게도 기존에 관련 인물들과의 인맥 관계 관리와 함께 마케팅이라는 경영의 한 분야에 대한 지식습득이 필수과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듯 PR활동이 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부각되고 광고, 프로모션 등 다른 마케팅 수단과 결합되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나가면서 이른바 PR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PR’는 PR가 광고나 마케팅의 하위 개념이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며 당당히 서는 권리를 의미하며, 역으로는 PR가 광고나 마케팅의 테두리를 벗어나 ‘효과측정’이라는 냉혹한 평가 앞에 홀로 서야 하는 의무를 뜻하기도 한다.

 더불어 양방향 미디어인 인터넷의 중요성이 커지고, 적극적인 소비자인 ‘프로슈머(Prosumer)’계층이 확대되면서 이제 PR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전달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광고, 프로모션, 온라인 등을 통합한 ‘커뮤니케이션 믹스(Communication Mix)’ 프로그램의 주도자로서의 역할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구체화하는 것, 일방적인 평가 기준을 양방향적으로 바꾸는 것,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 여기에 PR의 미래가 있다.

◆신태식 커뮤니케이션스플러스 사장 tsshin@comm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