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라이터만큼 전쟁의 덕을 본 상품도 많지 않다. 세계 제2차 대전은 물론 6·25, 베트남전 등에서 쓰러져간 병사들의 품에는 퇴색한 애인의 사진과 함께 반질반질하게 손때가 묻은 지포라이터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특히 베트남전을 얘기할 때 지포라이터를 빼놓을 수 없다. 병사들이 지포라이터에 자기만의 글자와 그림 등을 새겨 넣어 사용하면서 인기를 끌면서 베트남전 기간 동안에만 약 20만개의 지포라이터가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군기자 어니 파일은 병사들의 지포라이터 소유욕을 ‘지포 신드롬’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또 ‘To Zippo’라는 동사는 영국군 장갑차에서 화염을 방사하는 모습을 본 따 “화염을 방사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포는 전장에서는 물론 최근에는 예술품으로까지 인정받을 정도로 그 수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전세계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처럼 금연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도 지포라이터는 여성들이 찾고 있는 수집용 인기 아이템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지포라이터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오프라인에서는 물론 온라인에서도 수많은 지포마니아들을 겨냥한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인 부산의 ‘지포매니아클럽(http://www.zipmania.co.kr)’은 모델별로 다양한 제품을, 다양한 가격대로 선보이면서 ‘지방 사이트’라는 느낌을 주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사이트는 사용자나 구매자들에 대한 문의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등 대고객 서비스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