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선통신(PLC:Power Line Communication) 기술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전송 속도와 신호 감쇄로 인한 짧은 전송 거리로 주춤하던 PLC기술이 최근 정통부의 주파수 완화와 전문 업체의 제품 개발에 힘입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홈네트워킹과는 별개로 가스 검침·원격 제어·보안(CCTV)·오디오(AV) 등 다양한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져 나와 주목된다.
정통부는 PLC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근 개별 허가를 받던 PLC장비를 기기 인증만 받으면 사용토록 하고, 450㎑ 이하의 저주파 대역만을 이용하던 것을 30㎒ 이하까지 주파수 이용 대역 확장을 골자로 전파법령을 개정 추진하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대전에 소재한 벤처기업 사람과사람들(대표 신진섭)은 전력선에 송신기를 설치해 음성을 변조, 조명등과 같은 빛에 음성신호를 뿌려 줘 이어폰·헤드폰·스피커 등으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전력선 무선형 음성전송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회사 신진섭 사장은 “3년간의 기술 개발을 통해 첫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라며 “학교와 도서관의 어학실습실, 강의용 시스템, 교통신호등, 빌딩내 구내 방송서비스 용도로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노시스템(대표 노문영)도 PLC기술을 접목해 방송장비(PA시스템), 홈시어터의 리어 스피커, 구내 방송시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오디오용 PLC모듈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한화그룹에 조만간 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며 일본의 동경전력 등에도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의 PLC기술은 다른 전문업체가 변조 기술을 활용한 칩으로 구현한 데 반해 펄스기술을 활용한 커플링기술로 개발해 신호 감쇄, 노이즈 문제 등을 해결했다. 노문영 사장은 “이번 개발을 시작으로 폐쇄 회로(CCTV)용 모듈, 산업용 컨트롤 모듈, PLC 네트워킹 모뎀 등 각 애플리케이션별로 사업화에 나서겠다”라고 설명했다.
플레넷INT(대표 김재인)도 PLC기술을 댁내나 빌딩에서 조명·콘센트·가스보일러 등 원격 검침과 자동 제어(FA) 분야를 중심으로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플레넷 이경복 이사는 “원래 PLC기술은 인터넷 등 초고속망의 대체용으로 개발됐으나 지금은 분야별로 응용 제품이 출시되는 상황”이라며 “기존에 주력했던 홈게이트웨이나 서버와 연동한 애플리케이션 외에도 올해는 빌딩 제어, 소방설비, 가로등 제어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젤라인도 20Mbps급 고속 전송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으로 원격검침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이상돈 이사는 “PLC기술을 초고속 인터넷 뿐 아니라 건물 내 중앙관리제어, 설비 제어, 전력회사의 원격검침 등에도 사용하고 기존 통신 수단과 결합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예전에는 노이즈 등 PLC의 기술적 결함이 있었으나 지금은 문제가 모두 해결돼 가정내 복수 PC를 연결하거나 AV 적용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전이 지난달 PLC 모뎀과 전력량계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전기 사용량과 예상 청구금액을 표시해 주는 전력부가시스템을 개발하고 LG전자가 세탁기나 에어컨뿐 아니라 와이어리스로 대체했던 AV 전송에도 PLC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PLC 제품 개발이 활발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표/ 주요 PLC 기반 제품 개발 현황
업체 주요 제품 활용 분야
사람과사람들 음성 전송시스템 어학실습실· 구내 방송· 교통 신호등
두노시스템 오디오·CCTV 모듈 PA시스템, 음향기기, 보안시스템
플레넷INT PLC 모듈 원격 검침, 자동 제어(FA), 소방 설비·가로등 제어
젤라인 PLC 칩·모듈원격 검침, AV
한국전력 모뎀 전기요금 표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