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싸이클로트론 돌풍 예고

외산업체들 파격 마케팅 `수성`에 부실

국내 싸이클로트론(Cyclotron)시장에서 국산과 외산 제품 간에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싸이클로트론은 첨단 의료진단·치료장치에 필수적인 방사성동위원소 화합물 생성장치로서 그동안 미국의 GE, CTI, 벨기에의 IBA가 장악해 왔다. 그러나 최근 원자력의학원이 연구해 온 제품을 상용화하면서 외산제품과 한판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최근 병원들이 의료 장비 첨단화에 나서면서 암을 진단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검사 장비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기 때문. 병원이 PET을 운영하려면 방사성 동위원소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는 13메가 전자볼트(MeV)급 싸이클로트론을 필수적으로 구축할 수 밖에 없어 관련 시장 확대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싸이클로트론 구축 본격화=과기부가 지난해부터 권역별 사이클로트론 구축 사업에 나서면서 원자력의학원이 개발한 싸이클로트론이 시장에서 검증받기 시작했다. 올해 역시 3개 지역에 사이클로트론 연구소 설립 계획이 수립되는 등 국산 제품 보급이 확산하고 있다. 원자력의학원 채종서 박사는 “지난해 국산 싸이클로트론을 처음으로 구축한 조선대에서 성능이 입증됐다”며 “각 병원에서 해외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 뒤지지 않으며 유지 보수가 잘되는 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에 부흥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상반기 중 관련 기업 선정을 마치면 싸이클로트론 전문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수성 안간힘=국산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해외 기업들이 시장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GE·IBA·CTI 등 외산 3사는 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막기 위해 각 병원에 20억원 상당의 싸이클로트론을 무료로 설치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들 3사는 초기 구축비용이 많이 드는 싸이클로트론을 병원에 무료로 구축해주고 PET검사 건당 몇 십만원을 받는 형태로 시장 수성에 나섰다.

 채종서 박사는 “전남대 등이 GE 제품을 무료로 구축하는 등 외산 기업들의 시장 사수 전략도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국산 제품이 기업을 통해 공급되기 시작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