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데까지 간 인터넷 청소년 성매매

주요 포털 커뮤니티 모니터링

여고 2학년인 A양은 최근 학교 자유 게시판에 올린 글에 누군가 달아 놓은 댓글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제의하는 내용이 버젓이 게시된 것. ㅅ여고 3년생 B양의 경우는 한 유명 포털의 ‘만남조건’이라는 카페에 접속했다가 상대방이 성기를 노출시킨 화면을 띄우면서 성적 만남을 요구해 황급히 대화를 중단했다.

 인터넷포털이 청소년 성매매 창구로 악용되는 사례가 날로 급증하고 있다. 관련 기관과 해당기업들이 단속을 강화하고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마련했으나 점점 지능화되고 광범위해지는 건수에 일일이 대응하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커뮤니티가 성매매 창구=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임선희)가 최근 한달 동안 다음카페, 세이클럽, 프리챌, 네이버, 네이트닷컴 등 주요 커뮤니티 및 게시판을 집중 모니터링한 결과 거의 모든 사이트에서 직접적인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카페의 ‘영계클럽’에는 남자 청소년이 용돈을 벌 목적으로 주부에게 원조 교제를 요청하는 글이 수없이 올라와 있는가 하면 ‘10대들의 원나잇’ 게시판도 역시 성매매 대상을 구하는 글로 도배된 것으로 조사됐다.

 채팅 사이트도 예외는 아니다. 청보위가 같은 기간 모니터링한 버디버디, 한게임, 넷마블, 토마토넷, 세이클럽 등에서는 채팅 접속시 성매매를 제의하는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뜨거나 쪽지, 1대1 채팅 등을 통해 무수한 ‘불건전한 만남’이 성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청보위 관계자는 “생각보다 실태가 심각하다”며 “연령대가 하향화되고 ‘사이버 포주’까지 등장할 정도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지능화되는 검색어, 금칙어 무색=해당 기업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청소년보호위원회, 검·경 등과의 협조 요청 또는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검색 금칙어를 선정하거나 모니터링 및 네티즌 신고 시스템 운용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100% 원천 봉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금칙어의 경우 전문 요원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생겨나는 단어들을 조사해 업데이트를 진행하지만 한계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다음카페에는 ‘원나잇’ ‘파트너’라는 검색어로 각각 140개, 402개의 성매매 커뮤니티가 쏟아졌으며 세이클럽에서는 ‘섹’이라는 검색어로 136개 커뮤니티가 검색됐다. 조건만남을 의미하는 ‘ㅈㄱ’이라는 검색어도 대표적인 키워드로 알려져 있다. 다음카페 측은 “70명의 모니터링 요원이 24시간 지켜보고 거의 실시간으로 금칙어를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450만개 카페를 완벽히 감시하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세이클럽 관계자도 “불건전 채팅을 뿌리뽑기 위한 신고 클릭버튼을 클럽 내 모든 쪽지, 채팅방 화면 상단 등에 최우선 배치했다”며 “경고 조치 이후 수정이 없을 경우 아이디 영구 삭제까지 시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당국, 집중단속 나선다=이처럼 청소년 성매매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자 청소년 보호 정책의 최일선에 있는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올해 관련 예방 활동 및 단속을 중점 과제로 선정, 근본 대응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청보위는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간 인터넷정책분과위원회에서 음란물·게임·엽기사이트 등과 함께 성매매 사이트의 실태 및 대응 방안 마련에 대한 외부 용역을 진행중이며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청보위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청소년 보호, 특히 성매매 근절을 위해 정통부 등 관련 부처에도 다각도로 협조를 요청했다”며“현재 민간스팸대책위원회 내에 포함된 청소년 보호 과제를 별도 분과로 떼 내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방안 등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자신의 사진과 함께 성매매를 제의하는 커뮤니티(왼쪽)와 성매매 과정과 방법까지 상세하게 소개해놓은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