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자생산서비스(EMS)의 확대개념인 이른바 ICMS(통합계약생산서비스)모델을 잇따라 채택, 성과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ICMS는 다수의 중소·벤처기업이 협업을 위해 손을 맞잡는 것으로, 각 기업은 핵심부문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비핵심부문은 협력사들에게 전담토록 하는 내용. 다수의 업체가 참여해 연구개발(R&D)부터 제조·디자인·엔지니어링·AS 등 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무한경쟁 환경속의 영세 중소·벤처기업이 살아남는 대안 가운데 하나로 급속히 관심을 얻어가고 있다.
◇왜 ICMS인가= ICMS는 전세계적으로 기업간 경쟁이 극도로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상호간 협력적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대기업에 비해 열등한 경영환경을 개선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취지다. ICMS 협회 권재형 회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날로 약화되는 데에는 개발·제조·마케팅 등 기업의 핵심부문을 모두 완비하지 못한 것이 하나의 이유”라며 “이들이 가상의 공동체로 서로 모인다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모두 갖출 수 없다”=동종업계인 에스캠(MP3·CD플레이어)·씨엠텍(MP3·CD플레이어)·이라텍(MP3·디스플레이)·터치스톤(터치스크린) 등은 올 초부터 개발, 제조, 마케팅 등 주요 사업부문에 대해 전면 공조에 나섰다. 핵심 보유 기술을 자체 개발하되 부가 기술은 공동으로 연구개발한다. 제각각 만들던 제품도 우수한 설비를 갖추고 있는 업체에 물량을 밀어준다. 해외 마케팅 역시 역량에 따라 펼친다. 에스캠은 개발 및 제조에만 주력하고 나머지 업체들이 유럽·중국·동남아 등지로 나눠 전담한다.
에스캠의 구본관 사장은 “중소기업은 뛰어난 생산설비를 갖추고도 한정된 물량으로 인해 100% 가동할 수 없다”며 “IVCMS를 통해 서로 필요한 부문을 공유함으로써 대기업 수준의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또다른 예는 위성수신기 개발사인 마이크로스페이스. 이 회사는 위성수신 구현기술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지만 기술을 구현할 장치 및 전자부품의 제작력은 미흡했다. 이에따라 광일전자(크리스탈전자부품), 대양정밀(금형플라스틱기어), 대인모닉스(TFT모니터) 등과 제휴해 제조 부문을 전담토록 했다. 이 회사 정경환 사장은 “중소기업이 모든 조직과 설비를 갖추기란 사실상 힘들다”며 “ICMS는 생산속도 향상 및 경비절감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시너지 효과 기대=전문가들은 ICMS가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매우 높은 기대치를 표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연구위원은 “전통 중소기업은 제조력은 뛰어나지만 연구개발력은 약하고, 벤처기업은 그 반대의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이들이 공조를 할 경우 상당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갑수 수석연구원도 “ICMS는 확실히 전세계적인 대세”라며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공조해 효과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것이 어려울 경우 중소기업 간 협업도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협업 통해 핵심부문 집중 역량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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