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방침이 발표되자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은 향후 미칠 영향에 대한 집중 분석과 함께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일 삼성전자·LG전자 등 중국에 진출해 있는 업계에 따르면 중국 측의 이번 발표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어서 당장 큰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투자성 사업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정적 영향 불가피=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측의 이번 발표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고 있지는 않은 상태여서 당장 수출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채널을 오픈한 CJ홈쇼핑은 “위안화 절상으로 해외투자나 수출에 직격탄이 올 것으로 보이나, 중국 내수경기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 중국 진출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긴축재정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면 각종 프로젝트성 투자는 위축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이는 곧 내수 경기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LG전자 중국지주회사 정대영 상무는 “이미 은행권들이 지난달 말부터 자기 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해 수표 발행을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쇼킹한 것은 아니지만 긴축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투자관련 종목에는 부정적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긍정적 영향도 있다=중국 정부의 긴축재정 방침이 ‘과열’ 양상을 진정시킬 수는 있겠지만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경제를 억지로 눌러 앉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정대영 상무는 “올 1분기 8%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했지만 이미 14%를 넘어선 상황에서 중국이 긴축 정책을 편다고 곧바로 경기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단지 속도가 다소 지연될 것”이라며, “올해 말 유통 개방을 앞두고 불안하고 불투명한 인프라가 안정되고 투명하게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의 일부 가전업체들의 경우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엎고 저가공세를 펼쳐 왔으나 앞으로 긴축체제로 돌아서면 이 같은 저가공세가 어렵게 돼 결과적으로 현지에 진출한 삼성전자·LG전자들의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다각도로 대책 검토=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중국에서 각각 100억달러의 매출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동안 1분기까지는 목표대로 잘 진행해왔지만 이번 조치의 여파가 계속될 것에 대비해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위안화 절상압력과 함께 이미 예상됐던 일이어서 큰 충격은 없다”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고급화·집중화 전략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중국 측의 이번 발언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가운데서도 이로 인해 하반기에 내수경기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대책회의를 잇따라 가지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는 2005년 초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가동되는 5세대 LCD라인인 비오이오티의 기술 제공 및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비오이하이디스는 우선 중국정부의 의중 파악에 나섰다. 비오이오티는 5세대 자금 조달을 위해 홍콩에 상장을 준비중이지만 일부 자금의 경우 중국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비오이하이디스의 관계자는 “비오이본사측과 논의해봤으나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특히 LCD사업의 경우 중국의 ‘국책프로젝트’ 의미도 있어 대출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