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박 속출
‘대덕밸리에 벤처 신화 재현되나’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덕밸리에서도 연간 수백억원대의 수출 벤처 거부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그동안 대덕밸리 벤처업계에서는 지난 2000년 벤처 붐 이후 아이디스 등 일부 IT 스타 기업들이 간간이 ‘수출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었으나 각기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군(群)을 이뤄 잇따른 수출 신화를 일구는 행진은 드물었다.
이에 따라 대덕밸리에서는 스타 벤처기업군의 출현으로 침체에 빠진 지역 벤처 업계를 활성화하는 주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일 대덕밸리 벤처업계에 따르면 오디티와 빛과전자, 해빛정보 등 10여개 기업들이 매월 수십억원대의 수출 성과를 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 들어 가장 많은 수출실적을 거둔 기업은 LCD 전문 벤처기업인 오디티(대표 이일)로 매월 40∼50억원대의 수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이 회사는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의 급격한 휴대폰 수요 증가 덕분에 올해 전년대비 75%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던 오디티는 올 연말 850억원대의 매출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 이후에는 1000억원대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빛과 전자 역시 수출 대박 신화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월평균 20억원)보다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 회사는 2월 48억원, 3월 43억원 등 월 평균 40억원대의 수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빛과전자는 일본 NTT 광송수신모듈의 주문 증가로 당분간 고속성장이 예정돼 있으며 미국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광픽업용 부품과 카메라폰용 필터 전문 생산업체인 해빛정보(대표 박병선)는 최근 카메라폰 수요 급증에 따라 올 들어 4월말까지 총 80억원의 수출실적을 거뒀다. 월평균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달 말 중국 무한 하이텍 홀딩 그룹과의 광 픽업 부품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계약 체결로 수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연말까지 300억원대의 매출 성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문형 디스플레이 생산 전문업체 디앤티(대표 이양규)도 미국 시장 회복기에 힘입어 고속 수출성장을 일궈가고 있다. 이 회사는 매출의 80%를 미국, 유럽 등 해외 수출을 통해 올리고 있으며 최근 중국 진출을 통해 연 200억원대의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노트북 배터리팩 외장형 전문업체인 에스피에스(대표 김현준)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 매월 5억∼7억원의 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의료장비 개발 제조 전문업체인 포텍(대표 고안수)도 틈새 시장을 공략해 매월 50만 달러의 수출 성과를 올리는 등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IT 이벤트 썰렁
지난달 광주지역 모 기관이 실시한 IT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정부지원사업 설명회에는 당초 5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그러나 행사가 1시간을 채 넘기기도 전에 참석자 절반이 행사 유인물만 챙겨서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주최측이 진땀을 뺐다. 설명회 이후로 예정된 사업상담 행사도 하는둥 마는둥 서둘러 마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최근들어 지방에서 열리는 정부지원사업 설명회나 각종 세미나, 투자마트가 사람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행사 참석자수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데다 사전 신청을 받는 행사에는 신청자가 없어 주최측의 애를 태우고 있다.
대구경북포항지역의 3개 테크노파크는 오는 6월 24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제1차 테크노파크 공동 벤처투자마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3개 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투자마트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각 테크노파크는 우수 벤처기업 2곳씩을 선정, 투자마트를 통해 대규모 투자로 연결해 준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까지 벤처투자마트 참가신청을 받았지만 자발적으로 투자를 원한다며 신청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현재 각 테크노파크는 1개∼4개의 기업을 투자마트 참가기업으로 물망에 올리고 있지만 대부분 테크노파크가 찾아나서서 마트 참가를 권유한 기업들이다.
테크노파크 관계자는 “투자마트 신청이 저조한 것은 대부분의 지방 기업들이 투자마트의 경우 참가했다가 투자를 못받으면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지역도 행사가 외면받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체신청이 최근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공동 개최한 ‘IT중소벤처기업지원 사업설명회’는 참가자가 적었는데 그나마 행사 종반에는 참가자 수가 20명 남짓으로 줄어들어 지역 중소 IT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라는 취지가 크게 바랬다. 행사에 참여한 소프트웨어업체 C사의 S사장은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 행사 관련한 팩스 한 장만 달랑 받았다”고 말했다.
각종 기관에서 개최하는 일부 행사는 급하게 이뤄지면서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29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개최한 ‘지역 게임분야 산학계 간담회’는 전날 저녁 관계자들에게 통보돼 참여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광주지역 C대학이 지난달 말 개최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창업강좌에는 고작 대학생 20여명만이 참가해 썰렁한 모습을 연출했다. 더욱이 이들 참가 학생들은 강의 내용을 듣기보다는 신문이나 책을 읽고 있어 동원된 듯한 인상을 풍겼으며 창업에 뜻을 둔 예비사업가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아 행사취지를 무색케 했다.
지역 IT업계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원기관들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면서 “꼭 필요한 행사라면 귀찮아 하지 말고 업체들의 참여를 종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벤처기업인 A사의 S사장(42)은 “정부지원사업이니 기업을 위한 세미나니 해서 참석해보면 사실상 얻어갈 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며 “차라리 그런 전시성 행사에 참석하는 것 보다는 제품개발에 몰두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지방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의 참여율을 떨이뜨리는데 고속전철(KTX) 개통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지역 한 벤처기업 대표는 “KTX 개통 이후 지방보다는 서울에 머물며 그곳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밝혔다.
<전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