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지난 1년은 시행 착오의 기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소비자(B2C) 시장에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기업(B2B) 시장을 적극 공략할 생각입니다.”
김홍식 이홈 회장(57)은 “대기업과 벤처기업은 역시 180도로 달랐다” 고 지난 1년간을 평가하며 “유통·보험·자동차 등 서비스 업계를 중심으로 이홈 서비스를 넓혀 나가겠다” 고 말했다.
김 회장이 대기업을 청산하고 ‘늦깎이’로 벤처에 뛰어 든 것은 지난 2002년 말. 이 후 3개월의 시범 서비스를 거쳐 작년 초부터 이홈 서비스에 나섰다. 김 회장에게 이홈은 또 한 번의 도전이었다. 삼성공채로 입사해 당시 전주제지(현 한솔제지), 삼성 비서실을 거쳐 95년 한솔CSN 대표를 맡을 때 까지 줄곧 대기업 생활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솔을 나올 때만 해도 이미 벤처 붐이 시들하던 때였습니다. 대표까지 거친 사람이 새로운 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안팎의 우려도 컸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분명히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확신에서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습니다.”
김 회장이 전적으로 아이디어를 낸 이홈(http://www.e-hom.net) 서비스는 일종의 ‘사이버 홈’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한 마디로 사이버 상에서 오프라인의 모든 활동을 구현하자는 게 목표다.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커뮤니티·커머스까지 일상생활의 모든 행위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홈 사이트 내에서는 이를 위해 e메일· 검색· 게시판은 물론 가족신문· 전자앨범· 가족 박물관·가족 방송국 등 다양한 그룹웨어 서비스와 1.4기가(GB)의 대용량 저장 공간을 제공 받는다.
“서비스가 정착되지 못한 것은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무료에 익숙한 네티즌을 설득하기는 역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김 회장은 이 때문에 최근 이홈의 비즈니스 방향을 선회했다. 소비자 보다는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이홈이 고객 관리(CRM)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도구라는 점을 알려 나갈 계획이다. 이미 대형 유통업체 신세계와 공동 마케팅을 벌여 1년 동안 모집한 1만 5000명의 두 배가 넘는 5만 명의 회원을 일주일 만에 신규로 유치했다. 롯데백화점과 강남구청과도 구체적인 사업을 준비 중이어서 올해 유료 가입자 50만 명을 낙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인터넷 비즈니스는 시간이 필요한 사업임을 절감했다”며 “비즈니스도 중요하지만 이홈을 중심으로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확산해 디지털 강국의 초석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