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약세 흐름이 나타나면서 경기 방어주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통신주’의 시장 지지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 모멘텀 둔화라는 악재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증시에서 경기 방어주, 내수주인 통신주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했던 삼성전자·LG전자·삼성SDI 등 경기 민감 수출주들은 지난주부터 급락세를 겪고 있지만 같은 기간 SK텔레콤·KT 등 통신 대표주들은 상대적인 주가 강세다. 시장이 급락한 29일 이후 SK텔레콤과 KT는 각각 3.3%, 1.8% 주가가 올랐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통신주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상승장에서 덜 올랐다는 가격 메리트에다 외부 환경 변화에도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은 받지않는 사업 영역이 있다”며 “5월 시장 포트폴리오에서 경기 민감 IT주를 축소하고 내수주 비중 확대를 권하는 시각이 많아진 것도 최근 통신주의 상대적 주가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경기 방어주라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개별 통신주에 대한 투자의견은 천차만별이다. 현 통신시장 구도에서는 성장성이 부각될 만한 종목은 많지 않다는 인식이 많은 가운데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은 증권사마다 차이가 큰 편이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현재 자금이 많고 펀더멘털이 안정적인 SKT와 배당 매력이 있는 KT에 대해서만 ‘매수’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며 “경기 방어주라는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기지만 현재의 통신사업 구조에서는 통신사업자들의 성장성에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우증권 김성훈 애널리스트도 “마케팅·영업력이 우수하고 자본이 많아 향후 신규사업 개발 능력이 있는 SK텔레콤이 통신주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유선 통신주에는 ‘매수’ 의견을, 무선 통신 쪽에는 일제히 ‘중립’의견을 내놨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애널리스트는 “무선 통신주는 번호이동성·약정 할인 등으로 경쟁이 치열하며 하반기 요금인하 가능성도 남아있는 등 영업 환경이 좋지 않다”며 “유선 통신주 가운데 KT는 SK텔레콤과 비교, 절대 낮은 주가 수준이 매력적이며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은 올해 흑자전환이 확실하다는 점이 부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통신주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미 SK텔레콤과 KTF·데이콤의 실적 발표가 있었지만 이에 따른 분석가들 사이의 해석도 크게 엇갈렸다. KT(4일)와 LG텔레콤(6일)·하나로통신(12일)은 성적표 공개를 앞두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표. 통신서비스 사업자 1분기 (추정)실적. (단위:억원, %)
회사명 매출액 증감률 영업이익 증감률 순이익 증감
SK텔레콤 24010 7 6910 -8 4530 1
KTF 14421 19 1046 -47 487 -47
LG텔레콤 5509 8 250 -44 51 -71
KT 29112 -2 6052 -17 3751 -61
하나로통신 3508 7 321 흑전 -45 적지
데이콤 2595 8 397 260 148 흑전
※LGT·KT·하나로통신은 메리츠증권 추정치,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中악재 불구 SKT·KT 주가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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