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지쯔 솔루션 스퀘어를 가다]`IT 도쿄돔`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 원스톱으로 제공

사진;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는 벽과 열쇠, 그리고 종이를 찾아볼 수 있는 첨단사무실이다. 이곳에서는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문가들 공동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해 프로젝트에 응용할 수 있도록 협업체제를 강력히 유도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가장 소박한 꿈 중의 하나는 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를 홈구장인 도쿄돔에서 관전하는 것이다. 이 작은 소망을 위해 그들은 허리띠를 졸라맨다. 심지어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자기 고장에 초청하기 위해 3 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일본 동경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오타구에는 일본 최대의 IT기업 후지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쿄돔이 있다. 지난해 10월 말 완공된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가 바로 그곳이다. 총 건평 1만5000평 규모의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는 일본인들의 꿈의 고향인 도쿄돔 형태로 설계됐다. 그만큼 이곳에 거는 후지쓰의 기대는 크다.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는 글로벌 IT기업인 후지쓰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사업본부의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후지쓰의 미래를 짊어질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 및 서비스 관련 컨설팅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후지쓰가 솔루션 스퀘어를 건립하게 된 배경도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서비스·소프트웨어중심의 사업구조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조직과 문화를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후지쓰의 사업구조에서 서비스·소프트웨어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후지쓰 전체 매출에서 서비스·소프트웨어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7%에서 2001년 41%, 올 3월 마감된 2003 회계연도에서는 무려 45%에 이를 정도로 후지쓰 사업의 핵심사업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제 후지쓰는 하드웨어기업이 아니라 서비스기업, SI기업이다. 2003년 회계연도에 후지쓰가 200년 이래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그 폭 또한 96년 이래 최대를 기록한 것도 이 같은 사업구조의 성공적인 전환과도 무관치 않다.

 이에 따라 고객들과의 상담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협업(collaboration)시스템을 구축,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사무공간이 필요했다. 결국,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는 이 같은 후지쓰의 사업구조의 변화에 맞춰 탄생한 미래의 첨단사무실인 셈이다.

 이 같은 설립취지에 걸맞게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 설계에서부터 근무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벽이 없고 열쇠가 필요치 않고 종이가 사라진 3무(無)의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는 이곳에 근무하는 4000여 종업원들의 업무 스타일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우선 1만5000평 건물 전체가 완전히 열려있다. 이동사무실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사무실공간, 회의실공간 등으로 구분은 하지만 사무실 전체에 벽이나 칸막이는 찾아볼 수 없다. 직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 앉아 사원번호와 IC카드로 PC와 전화를 로그인하면 그 날 하루의 자기 자리로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사원이나 부장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외부에서의 전화나 메일도 그곳으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이다. 일반 사무실 뒤쪽에 따로 떨어져 있는 열린 공간에서는 인사고과 등 대내적으로도 공개하기 어려운 일에 관한 상담이 이루어진다.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의 또 다른 특징은 열쇠가 없다는 것이다. 사무실에 들어설 때부터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것은 이곳에서 발행되는 IC카드나 신체만이 필요할 뿐이다. 지문인식이나 심지어는 정맥인식으로 보안을 유지한다. 보안을 위해 외부 e메일도 마음대로 발송할 수 없다. e메일을 보내려면 정식 보고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하나 솔루션센터는 종이 없는 사무실을 구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무실 내에 서랍을 없앤 대신 조그마한 캐비넷을 설치해 컴퓨터나 가방 등을 보관토록 했다. 복사나 프린터 등은 공동의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당연히 모든 메일이나 의사소통은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에 걸맞게 사무실 내에는 기가급 네트워크와 무선랜이 구축돼있다.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의 최고책임자인 이토 오키요 상무(컨설팅사업본부장)는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의 준공으로 후지쓰의 서비스 및 컨설팅사업과 소프트웨어개발능력이 한층 강화됐다”며 “이곳에서 고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후지쓰의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이토 오키요 상무(컨설팅사업본부장) 

 - 300억엔 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후지쯔 솔루션 스퀘어를 건립한 이유는.

 ▲ 전국에 분산된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협업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생산성 또한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후지쯔가 지난 30년 동안 하드웨어중심의 사업을 전개해왔다면 앞으로는 시스템통합(SI)과 서비스사업에 승부를 걸 계획이며 이를 위해 솔루션 스퀘어가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모바일 사무실개념의 도입으로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 직원들의 반발을 예상해 처음부터 노조와 공동으로 일을 추진해 왔다. 지금은 현재의 사무실에 대한 만족감이 매우 높다. 한달에 한번씩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는데 직원들 보다는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과장이나 부장 등 간부들의 불만이 가끔 표출된다.

 - 첨단사무실에 걸맞은 보안시설은.

 ▲ 기초공사 때부터 보안기반으로 설계됐다. 사무실 출입을 위해 IC카드는 필수다. 주요 데이터는 PKI 인증을 통해 개인인증 및 통신암호화를 실현했다. PC분실시에도 데이터를 암호화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본인이 아니면 허가되지 않은 장소는 생체인증의 하나인 정맥 패턴을 이용한 정맥인식시스템을 설치, 보안성을 높였다.

 - 투자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 아직 오픈 한지 5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모든 프로젝트가 자연스럽게 협업체제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도 후지쓰의 솔루션에 상당한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준공 이후 지금까지 2000여 명의 국내외 IT관계자 및 고객들이 이곳을 방문, 앞서가는 후지쯔 솔루션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고 돌아갔다. 조만간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후지쯔의 RFID전략

 일본 최대의 IT기업인 후지쓰의 미래에 대한 가장 큰 관심은 RFID분야다.

 일반적으로는 2007년 전후로 RFID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 2010년에는 적어도 60억개 이상의 전자태그가 유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후지쓰의 예상은 이를 훨씬 웃돈다.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는 후지이 부장은 “일본 RFID 시장은 2010년에는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에 비해 적어도 5배 이상 큰 300억개에서 500억개의 칩이 유통될 것”이라며 “30 조엔 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이 시장에서의 주도권은 모든 사물에 부착시킬 수 있는 칩을 개발해야 하는 기술적 문제와 이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가격문제를 해결하는가에 달려있으며 후지쓰도 마찬가지 입장”이라고 밝힌다.

 후지쓰는 RFID를 언제 어디서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로 해석하고 유비쿼터스 시대의 비지니스 전략을 실현하는 토틀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사업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기획·개발·운용과 하드웨어 ·시스템·서비스를 망라한 기반 솔루션에서 부터 물류, 유통, 제조, 의료 등 각 업종에 적합한 토틀 RFID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겠다는 것.

 후지쓰 솔루션 스퀘어에서 RFID 관련 연구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후지쓰 전사적으로 전문인력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 이같은 구상은 후지쓰가 플랫폼에서 솔루션에 이르는 전 과정의 기술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은 그 어느 기업보다도 높다.

 실제 후지쓰는 이 같은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약 200자의 데이터를 읽고 쓰기가 가능한 RFID용 LSI제품을 개발했으며 세계 표준을 겨냥하고 있는 일본 유비쿼터스 ID센터의 표준태그로 인정받았다.

 후지이 부장은 “어차피 어느 기술이 표준화로 채택될 것인가가 RFID시장의 주도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후지쓰는 2005년 중 일본 정부가 RFID에 UHF대역을 개방할 경우 곧바로 다양한 UHF 대역 제품군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도쿄=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