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 한글인터넷](7)급증하는 가족 관련 한글인터넷주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가족 관련 한글주소 이용 현황

“가족을 잇는 가교, 한글인터넷주소.”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미아예방, 효도, 장난감, 놀이공원, 가정문제상담 등 가족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는 사이트의 한글주소 이용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기존 영어주소로는 쉽사리 찾기 힘들었던 사이트들이 ‘미아예방’ ‘효도선물’ ‘완구’ ‘가정상담’ 등 우리말로 된 주소입력만으로 바로 연결되도록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까지 국내에 등록된 가족 관련 한글주소는 ‘어린이’ 관련 주소 418개, ‘가정’ 관련 188개를 비롯해 모두 1629개에 달한다. <표참조>

 인터넷이 가족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노령층 및 유아층까지 이용인구가 확대되면서 이 같은 가족 관련 한글주소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국미아예방본부에 따르면 용산구에 거주하는 한 가정은 지난해 네살 난 딸아이를 잃어버렸다가 가족 전체가 한글주소의 신봉자가 돼버렸다. 딸을 찾고 난 뒤 전국미아예방본부 누리집(홈페이지)에 한글주소 ‘미아예방’만으로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누리집에 나와 있는 미아예방법을 전 가족이 숙지하게 된 것이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을 미아예방이라는 가족실천으로 옮기게 된 경우다.

 5월 8일 어버이날만 다가오면 왠지 모를 마음에 쫓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때도 한글주소를 한번 이용해 봄직하다.

 인터넷주소창에 어버이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효도상품’ ‘효도나라’ ‘효도병원’ ‘효도투어’ ‘효도선물’ 등을 입력하면 관련 사이트로 바로 연결된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선물이나 상품을 해당 누리집이 알려주고, 선택의 곤란함을 덜어준다. 예를 들어 ‘효도병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부산 현대병원의 경우, 누리집에서 노인성 질환 치료는 물론 예방법에 대한 정보가 상세히 소개돼 있다. 특히 이 병원이 자랑하는 효도병동은 노인성 질병 및 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노하우와 경험 등을 제시, 관련 정보가 필요한 이들에게 긴요한 정보통로가 돼주고 있다

 일산에 사는 주부 김 모씨도 최근 한글주소로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경우가 잦아졌다. 일곱살 난 큰 아이가 커가면서 다양한 교구와 놀이감들이 필요하게 됐지만, 그것을 일일이 검색을 통해 찾을 경우 너무 방대한 정보에 스스로가 지치기 일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우스과학완구’ ‘실체형완구’ ‘완구114’ 등의 한글주소를 이용해 어린이날 선물과 교육용 교구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 어린이 완구부문 한글주소로는 ‘일본완구’ ‘독일완구’ ‘수입완구’ 등 해외에서 인정받은 수입용 완구들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로 찾아갈 수 있는 통로도 많다.

 예를 들어 ‘실체형완구’로 들어갈 수 있는 과학나라 누리집에는 아이큐를 높일 수 있는 각종 아이디어 놀이기구나 장난감이 즐비하다. 특히 공룡이나 동물들의 뼈 모형을 연결해 전체 동물구조를 만들거나, 각 꼭지점을 막대로 연결해 큰 모형을 형성하는 퍼즐게임 등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 가정폭력과 가출, 이혼 등도 한글주소를 이용해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있다. 최근 가정문제 법원 및 상담이 많은 법조계와 정부기관들이 속속 한글주소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추세 때문이다. 특히 ‘무료법률상담’ ‘가정법률상담’ ‘가정폭력상담’ 등 상담을 많이 요하는 사이트일수록 한글주소의 효용성이 뛰어나다.

 한 가정문제 상담 전문가는 “한글주소를 이용하기 전과 후의 차이는 사이트 방문자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며 “그동안 접근하지 못해 쉬쉬하고 있던 일도 한글주소라는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고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덮어둔다고 치유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은 가정문제는 적극적으로 사회가 개입하고, 피해자들이 알리려고 할 때 조금이나마 개선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업적으로만 효용성이 있는 것으로 알았던 한글인터넷주소가 이제 가족을 지키는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한글주소가 정보화 격차를 줄이는 데 엄청난 효력을 미치듯, 가정문제 해결에도 훌륭하게 쓰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가정문제 관련 한글주소 데이터베이스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인터넷 이용자들이 필요할 때 즉시 접근할 수 있는 한글주소와 해당 사이트를 공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가족문제 한글인터넷주소 수첩’과 같이 전화번호부처럼 항시 컴퓨터 옆에 두고, 가정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인터뷰­-이상근 전국미아예방본부장

 “미아예방을 위해 은팔찌,목걸이를 만들어서 보급하고 있지만 그것은 후차적인 문제 해결에 불가합니다. 예방본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더 많은 국민이 방문해 미아예방법을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입니다.”

 이상근 전국미아예방본부(한글주소 ‘미아예방’) 본부장은 요즘 들어 한글인터넷주소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예전 영어주소로 누리집(홈페이지)를 운영할 때와는 비교도 않되는 많은 방문자들이 본부 누리집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누리집에 게시된 ‘혼자 걷기 익숙해진 3∼5세가 가장 위험’ ‘들뜨기 쉬운 행락철에 더 조심을’ 등 일상 생활에서 잊어버리기 쉬운 미아예방법이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됐다.

 “누구나 인터넷을 즐기는 요즘, 미아가 발생한 가족의 아픔을 더 이상 사회의 아픔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터넷을 미아 예방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예방법에서부터, 신고, 발견, 귀가까지 인터넷을 활용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미아찾기’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예방이 가장 좋은 치유법이라고 하듯이 전국미아예방본부의 한글주소 활용이 더 활성화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지난 79년 이래 25년간 전국미아예방본부를 이끌어온 그는 처음 홍은동에서 어린이들에게 플라스틱 이름표를 달아주던 일을 시작으로 지금의 미아예방운동까지 사업을 넓혀온 ‘순수 자원봉사자’다. 지금은 플라스틱 이름표가 은팔찌, 어린이 지문신분증으로 발전하긴 했지만 미아예방에 대한 그 열정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지금까지 본부가 나서서 20여명의 미아를 집으로 무사히 돌려보낸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미아사건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발생하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회원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뜻을 합쳐간다면 하나라도 더 많은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5일 어린이날에도 어김없이 서울 여의도 시민공원에 나가,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은팔찌를 나눠주며 봉사활동을 벌인 이 본부장은 더 이상 미아예방본부의 역할이 필요없는 사회를 갈구한다.

 “미아발생율이 없는(0) 나라에 살아보는 게 목표이지만, 현실이 그렇치 않다면 한글주소처럼 인터넷을 이용해 미아발생을 최대한 줄이는 게 우리 모두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용어 이렇게 바꾸면 어때요?

 키보드(Key board) → 글쇠판, 자판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사용자가 입력하기 위한 건반. 일반적으로 키보드라는 말이 토착화돼 있다. 자판이란 말도 자주 사용되고 있으나 순우리말은 아니다. 순우리말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글쇠판’이 옳다. 그러나 자판이란 말 역시 우리말화 되어 있어 외래어인 키보드 보다는 이미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는 자판이란 말을 보급하는 것이 좋다. 악기 중에는 건반악기를 이르기도 한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