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SI업체들 IT컨설팅시장 노린다

외국계 컨설팅회사 전력 약화 틈타

대형 SI 업체들의 약진으로 국내 IT 컨설팅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이 시장을 주도해온 외국계 컨설팅 업체들이 내·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반면 삼성SDS, LG CNS 등 국내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IT 컨설팅 역량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주요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고객들의 니즈가 컨설팅과 함께 정보시스템 구축, 차세대 마케팅 전략 수립 등 까지 제안하는 토털 컨설팅 쪽으로 기울고 있어 SI 업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그동안 IT컨설팅 시장의 재편 가능성은 꾸준히 점쳐왔으나 1분기를 지나며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며 “국내 SI업체들은 외국계 빅4의 약체화를 틈타 대형 SI 업체가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어 시장이 재편되는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컨설팅업체 약체화 가속=한국IBM(대표 토니 로메로)은 올 들어 공공분야 IT 컨설팅 시장에서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IBM이 올 들어 수준한 컨설팅 프로젝트는 SK텔레콤의 차세대 마케팅 프로젝트와 현대하이스코의 프로세스 혁신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IBM의 관계자는 “조만간 전년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난해 사건의 여파로 인해 한국IBM이 공공부분 IT 컨설팅 시장에서 실력 발휘를 하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IBM은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를 인수해 만든 BCS코리아(대표 제임스 고든)의 경우 PwC 출신 경영 컨설팅 전문인력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다.

 딜로이트컨설팅(대표 박재영)은 이달 안에 법적으로 하나회계법인(대표 이재술)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하나회계법인은 딜로이트컨설팅의 모기업인 딜로이트투쉬토마츠의 한국내 회계법인으로 자체 내 컨설팅 조직인 DTMS와 딜로이트컨설팅 인력을 합쳐 120여명의 인력으로 컨설팅조직을 재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컨설팅 조직이 회계법인으로 흡수될 경우 체력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딜로이트컨설팅 관계자도 “회계법인 산하에서 회계·감사·M&A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에 오히려 적합하다”면서도 “회계법인 내부로 들어갈 경우 회계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사에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도록 회계법이 바뀌고 있어 고객층에 일정한 제약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액센츄어(대표 한봉훈)도 지난달 신한금융그룹의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여전히 금융권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긴 하지만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공공시장이나 금융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세력확대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형 SI 업체 판도 변화의 주역=삼성SDS(대표 김인)는 지난해 외국계 컨설팅업체 출신 인력을 40여명 가까이 채용, 비즈니스컨설팅센터 등을 포함해 내부 IT컨설팅 인력을 500명선으로 확대했다. 범정부 통합전산환경구축 BPR/ISP, 수출입물류중심의 국가물류정보체계혁신 BPR/ISP, 전자무역 BPR/ISP, 프루덴셜생명 CRM 프로젝트, 대한생명 정보화전략 프로젝트, 금감원 보험 리스크매니지먼트 전략수립 등 공공 및 금융권 프로젝트에서 선전했다.

 특히 삼성SDS는 관계사인 오픈타이드코리아(대표 이후연)와 원활한 협조체제를 가동, 양동 작전을 펼쳐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오픈타이드는 현재 145명선인 컨설턴트수를 연말까지 200명선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LG CNS(대표 정병철)도 컨설팅 부문인 엔트루파트너즈(부문장 홍성완 상무)를 통해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이화여대 ISP, 부천시 정보화종합컨설팅, 서울시 신교통카드ISP, 국민카드 CRM, 한국은행 EA 등 공공 및 금융 분야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앞으로 BPM, SCM, CRM, SEM 등 솔루션 기반의 컨설팅 역량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SI사업과 LG 그룹 관계사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접목해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컨설팅 본부’ 내 80여명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SK C&C(대표 윤석경)의 행보도 주목된다. SK C&C는 1분기에 성신양회 ISP·PI, 하나로통신 ISP, 페이퍼코리아 ERP 구축 프로젝트, SK텔레콤의 DW·CRM 프로젝트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SK C&C는 IT 전략 및 IT 솔루션 컨설팅 영역으로 서비스를 구분, IT 컨설팅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수길 SK C&C 기획본부장(상무)은 “고객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IT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수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영입 작업과 함께 사내 육성 프로그램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