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A(인텔아키텍처) 서버 시장의 중심이 1·2웨이(CPU)급 로앤드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형 서버 업체들이 로앤드 제품의 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는데다가 올들어 100만원 안팎의 초저가 서버를 경쟁적으로 출시한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이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돼 로앤드 서버를 중심으로 한 판매 대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HP, LGIBM, 델코리아, 이슬림코리아,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한국후지쯔, 삼성전자, 디지털헨지 등 자체 브랜드를 걸고 서버 사업을 벌이고 있는 주요 서버 업체들은 1분기 동안 총 1만6천여대의 IA 서버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조립 서버(화이트박스) 업체 등의 실적을 포함할 경우 올해 1분기 IA 서버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1만7천대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수 기준 5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HP는 4950여대를 판매했다. 4600여대를 판매한 지난해 동기 보다 300여대 이상의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델코리아에게 2위 자리를 내주었던 LGIBM도 2800대 가까운 서버를 판매하며 2위를 차지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델코리아는 올해 1분기에 1600대를 판매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위권 업체들의 이같은 실적은 대부분 1,2웨이급 로앤드 모델의 판매 신장에 따른 결과로 시장 점유율 1위인 한국HP의 경우 로앤드 제품의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브랜드로 승부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는 이슬림코리아가 1500대를 판매하며 한국델의 실적을 위협하고 있다.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는 1200여대 가량의 서버를 판매했다. 지난 하반기부터 영업망을 정비한 삼성전자도 1천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텔코리아 진영도 3천대 규모의 분기 판매 실적을 이번에도 이어갔다. 핵심채널인 디지털헨지와 테라텍 등 나머지 7개사에서도 1500대 정도의 서버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위축과 투자 연기로 인해 시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이처럼 IA 서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서버 업체들이 로앤드 모델에 영업을 집중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IA 서버 판매 대수의 증가는 경기 회복과 무관하게 2분기에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1분기에 1웨이 1700여대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한국HP의 경우 대부문의 물량이 2분기 매출로 잡힌다는 점을 고려할 때 2분기 실적은 5천대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 역시 판매 대수의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서버 시장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분석과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많다. 각 서버 업체들이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서버 판매 대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측면에서는 감소했거나 현상 유지를 한 업체들이 대부분일 것이며 수익 악화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스크톱PC 대신 IA 서버를 사용하는 ‘홈서버’ 시장이 더 빨리 개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판매 대수와 점유율 경쟁이 이대로 가다보면 유통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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