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방송으로 TV수신카드 시장에 특수가 계속되자, 대만산 저가 제품이 밀려들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피나클에 이어 바스트, 에버미디어와 같은 대만의 저가 TV수신카드들이 연이어 소개되는가 하면, 유니텍전자와 디비코도 금주 내에 저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TV수신카드 시장은 EBS 방송 이후 또 다시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평소 TV수신카드 시장이 월 1만5000∼2만대에 그쳤으나 4월 EBS 수능방송을 기점으로 3만∼4만대 수준까지 급증했기 때문. 단품으로 판매되는 유통시장은 물론이고, 3월부터 PC제조사에서도 TV수신카드를 OEM으로 탑재하면서 물량이 대폭 늘었다. 실제로 시그마컴의 경우 1월 2700대 수준이던 것이 2월 7800대, 3월 2만2000대, 4월 2만8000대로 판매량이 늘어 EBS 수능방송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힐 정도다.
특히 업계에서는 6월 모의고사에서 EBS 수능방송이 반영되는 정도에 따라 TV수신카드 시장도 추가적인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능 특수가 끝났다며 ‘끝물’이라는 지적도 많지만, 6월 모의고사가 실시되면 이제까지 TV수신카드를 구입하지 않았던 소비자들도 움직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고, OEM 역시 전체 판매량의 20%에 불과해 여전히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며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5만원 안팎의 저가제품들이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PC주변기기 전문회사인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는 금주 내에 ‘유니텍 TV수신카드’를 선보이며 이 시장에 신규로 가세할 예정이다.
‘유니텍 TV수신카드’는 ‘퓨전 878A` 칩세트를 탑재한 고화질 아날로그 TV수신카드로 TV·CATV 전 채널을 지원하며 채널 자동 검색기능이 포함돼 있다. TV나 VTR 시청중 디지털 동영상을 MPEG 1·MPEG 2로 저장할 수 있으며, VCD와 DVD는 물론이고 비트레이트와 해상도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MPEG 인코더가 내장돼 있어 데이터량에 따라 자유자재로 인코딩 옵션을 조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보자라도 사용이 쉬운 것이 강점. 대만에서 OEM으로 들어온 것으로 가격은 3만원대 중반이며, 리모컨은 옵션이다.
그간 고가제품에 주력해온 디비코(대표 이지웅)도 ‘퓨전TV II PVR’라는 아날로그 TV수신카드를 내주쯤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리모컨 포함, 5만∼6만원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외 PC주변기기를 수입, 유통해 온 동방디지탈(대표 이지윤)도 대만 바스트와 에버미디어에서 TV수신카드를 들여온데 이어, 최근에는 피나클의 ‘PC TV’와 ’대즐 마이TV`까지 공급하기 시작했다. 바스트는 6만원대, 에버미디어와 피나클은 각각 4만원대 초반과 후반으로 가격대비 성능에서 우수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밖에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제품 종류가 많고, 기능적으로도 영상캡쳐, 예약녹화는 물론 FM라디오까지 수신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만산 저가제품의 경우 가격대비 성능에서는 우수할지 모르지만 한글 지원 여부나 AS기간을 꼼꼼히 따져본 후 구입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