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비트 범용칩 시장을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인 아이테니엄과 옵테론 진영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아이테니엄 진영은 1분기 성적표를 놓고 매우 고무된 분위기다. 후발 주자격인 옵테론 진영의 1분기 실적은 아이테니엄진영에 못미치지만 내부적으로는 선전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대부분의 서버 업체들이 옵테론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향후 세 확산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아이테니엄, 올해 1000대 판매=인텔코리아는 올 1분기를 지나며 1000대 수준의 아이테니엄 서버를 판매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아이테니엄 서버 공급 업체들이 애플리케이션 서버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4웨이 이상의 서버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점에 고무돼 있다. 인텔은 올 한해 실적의 절반 정도는 DB서버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HP는 월 평균 10대 정도 공급되는 대형 유닉스 서버 슈퍼돔 판매 실적 중 3∼4대 정도는 아이테니엄 기반인 인테그리티드 서버로 공급하고 있다. 정확한 수요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삼성전자·삼성종합기술원·하이마트·대우조선·현대자동차 등에 서버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디지털헨지·나노베이커뮤니케이션즈 등 인텔코리아 밴더들도 1분기에 20여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광주은행에 인터넷뱅킹 서버로 공급한 것을 비롯해 대웅제약에 DB서버로 아이테니엄 서버 3대를, 원강대·전주대·전남대, LG화학 등에도 클러스터 형태로 서버를 공급했다.
업체들은 하반기 주요 프로젝트에서 아이테니엄 성패가 가름될 것으로 주시하고 있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조만간 컨설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아이테니엄 진영에서는 NEIS가 오픈 소스 기반으로 선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아이테니엄 시장 확대로 귀결될 가능성인 높은 만큼 KT NeOSS에 이은 두 번째 전국 단위의 플랫폼으로 수요를 진착시킬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서버 업체들에 따르면 국내 IT 기술 도입의 척도로 받아들일 만한 삼성전자나 포스코 등의 대형 수요처도 TCO 절감 차원에서 아이테니엄 플랫폼 전환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고성능컴퓨팅 등 다양한 업종과 분야에서도 이미 다각도의 시험 시스템 가동이나 조용한 도입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SI나 프리컨설팅을 통한 사전 영업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즉 수요처가 제안서를 제출할 때 64비트라는 큰 범주로 규격을 확정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일부 유닉스 진영에서 아이테니엄 기술 규격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방어하는 영업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옵테론, 대형 서버 업체 참여로 세 확산=올해로 2차 연도를 맞는 옵테론 서버는 범용 애플리케이션 영역보다는 고성능컴퓨팅(HPC) 및 온라인게임과 같은 특정 영역에 머물러 있다. 실적 면에서도 NHN과 같은 게임 업체와 고등과학원이나 기상연구소 등에 공급된 수준에 그치고 있다.
AMD코리아측은 지금까지의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차츰 서버 공급 진영이 갖춰지는만큼 향후 본격적으로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옵테론 진영은 지난해 칩 출시와 동시에 가장 먼저 진출한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에 이어 LG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HP 등으로 다국적 서버 업체들이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중 한국HP와 한국썬의 행보가 돋보인다. 옵테론 서버를 취급하지 않을 듯 했던 두 업체 모두 지금은 어느 사업자보다 나름대로의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HP는 최근 4웨이 옵테론 서버를 출시하며 제온이나 아이테니엄보다 선호도를 보이고 있는 수요처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한국썬 역시 옵테론 서버를 앞세워 서울대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에 처음 도전, 국내 HPC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만든다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옵테론 진영의 최고 관심사는 무엇보다 델의 참여 여부다. 델은 인텔의 최대 고객으로 현재까지 옵테론 사업을 펼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인텔측조차도 델의 동참을 기정 사실로 받아 들이고 다만 그 시가가 언제가 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또 슈퍼컴퓨터 전문업체인 크레이가 이미 미국에서는 옵테론 사업을 벌이고 있고, 한국 지사도 최근들어 옵테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AMD코리아가 올해들어 수요처를 대상으로 한 직접 영업에 직접 나섰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AMD코리아는 올초 EBD(엔터프라이즈비즈니스디벨로프먼트)팀을 별도로 신설하고 사전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