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후발 이동전화 사업자(LG텔레콤)가 정말 어렵다면 양보할 의향이 있다”면서 “사업자들간의 과당 출혈경쟁을 막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율협상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10일 말했다.
이는 011-017 합병인가조건 위반여부를 심결할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앞두고, 당사자인 SK텔레콤이 정책당국의 판단과 무관하게 사업자간 협의를 통해 타협점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특히 KT의 PCS 재판매 부문을 포함해 KTF도 SK텔레콤에 버금가는 외형을 갖춘만큼, 두 사업자가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사장은 이날 전자신문의 통신CEO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신규 성장사업을 발굴하거나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통신시장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 것이며, 이를 위해 사업자들은 힘을 합쳐 공존공생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G텔레콤이 가입자 600만명에 시장점유율 18%를 요구하면서 자사 점유율을 50%로 낮추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시장개입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다만 선두 사업자로서 과잉·출혈경쟁은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세기통신 합병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율을 따져봐도 LG텔레콤은 21%, SK텔레콤은 31%가 각각 늘어난데 비해 KTF는 39%나 급증했다”면서 “이제 후발사업자들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성장 기조를 마련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의 독점력이 강화됐다는 지적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