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콘텐츠도 저작권 안전 구멍났다

개발자 프로그램 유출…불법복제 가능

저작권의 안전지대로 알려졌던 모바일 게임 등 모바일 콘텐츠가 특정 개발자 프로그램에 의해 불법으로 복제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법복제된 모바일 게임과 벨소리 등 휴대폰용 콘텐츠를 전송해 주는 프로그램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휴대폰 칩세트 공급업체인 미국의 퀄컴사가 단말기 제조사에만 배포한 전문가용 개발도구 ‘QPST(Qualcomm Product Support Tool)’인 것으로 확인됐다.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유출됐는지 알 수 없는 이 프로그램은 PC와 데이터케이블로 연결된 휴대폰의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 벨소리, 배경화면, 동영상 등 대부분의 모바일 콘텐츠를 올리거나 내려받을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모바일게임 개발업체의 사장은 “아직은 프로그램 조작에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만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각 포털에 개설된 모바일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 사용법이 속속 올라오면서 사용층이 일반 네티즌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바일게임을 공유하고 있는 몇몇 커뮤니티에 경고를 보내 자진삭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엄연한 불법행위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말기 제조사 관계자도 “퀄컴에서 배포한 프로그램이므로 원칙적으로는 퀄컴 칩을 사용하는 모든 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각 휴대폰마다 메모리 관리 영역 등 특성이 달라 일반인이 섣불리 사용하면 단말기 자체를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속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월 30일 처음 보고된 이후 ‘QPST’가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모바일게임업계 대표단체인 한국모바일게임협회는 11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