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환율·유가·주가지수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주요 경제지표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경제불안 가능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이 주가 대폭락을 비롯, 패닉에 가까운 혼조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10일 우리 증시는 미 달러 금리인상 움직임, 이에 따른 환율 불안정, 유가인상 조짐 등의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최악의 폭락을 기록하며 이른바 ‘블랙먼데이’를 기록했다. 14개월째 뒤로 물러서기만 하는 소비, 8년 전으로 되돌아간 설비투자가 겹친 가운데 나타난 이 같은 경제지표는 성장잠재력에 대한 우려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48.06포인트 떨어지며 연중최저치인 790.68로 마감했고 원달러환율은 1183원으로 크게 절하되는 등 금융시장을 패닉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26일 기록했던 788.85 이후 최저치다. 올 들어 11조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은 최근 9일동안 2조6000억원 규모의 매도세를 기록하며 시장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936선까지 올랐던 주가지수는 불과 10영업일 만에 14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고 말았다.
또 이날 한국석유공사에서 열린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에서 정부는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 전망치를 지금보다 최고 5∼9달러 높은 30∼35달러로 상향 조정, 산업계의 원자재에 대한 부담감을 높였다. 이는 지난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행 결정직후 2분기 국제유가 예상치를 26∼28달러로 내놓은 지 한 달 만이다. 국제 유가는 하반기에도 30∼3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183원(오후 4시)을 기록하며 약세를 지속했다. 달러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향후 주식시장에 지속적으로 적지 않은 충격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아시아권 주식시장에서도 대만증시가 3%대, 일본시장이 4%대의 낙폭을 보이는 등 일제히 동반 급락세를 기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저금리-달러 약세’ 기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어 국내 시장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