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거물 부산 집결

세계 반도체인 눈과 귀가 대한민국 부산으로 집중되고 있다.

 세계 반도체 경기가 불황을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반도체 거물급 리더 20여명은 오늘과 내일 속속 한국으로 집결, 13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제 8차 세계반도체협의회(WSC) 총회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총회는 한국반도체협회(KSIA) 회장을 맡은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의장을 맡아 한국반도체산업의 위상과 황사장의 지명도를 다시 한 번 과시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누가 참석하나=의장인 삼성전자의 황창규 사장과 동부아남반도체 윤대근 부회장, KEC 장동 사장 등이 한국 측 대표로 참가한다. 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스티븐 애플턴 사장을 비롯한 6명의 미국 반도체업계 인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울리히 슈마허 전CEO 등 유럽 기업 3명, 일본에서는 NEC일렉트로닉스 도자카 가오루 사장·르네사스테크놀로지 이토 다쓰 사장·도시바세미컨덕터 고구치 시게오 사장 등 6명, 대만에서는 TSMC의 모리 창 회장 등 2명이 참석한다. 상계관세 등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하이닉스반도체 우의제 사장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초 참석을 기대했던 중국이 불참을 통보해 왔다.

 ◇중국관련 안건에 관심 집중=올해 8차 총회에서는 당초 중국반도체협회(CSIA)의 WSC가입 이 가장 큰 의제가 될 전망이었으나 중국의 불참으로 공식적인 결정은 내년으로 미뤄진다. 그러나 중국의 독자적인 무선랜규격 WAPI로 인한 통상 마찰문제, 중국의 위조칩 생산 등 지적재산권 문제, 증치세(중국 부가가치세) 문제 등 중국과 관련된 의제가 여전히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환경안전, 멀티 칩 패키징(MCP) 과세분류 등도 안건으로 거론되고 있다.

 ◇어떤 공동성명 나올까=중국과 관련된 의제가 가장 뜨거운 쟁점인데도 중국이 불참, 과연 어떤 공동성명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현안이었던 중국의 회원가입이 다음으로 미뤄진 만큼 통상마찰이나 위조칩 문제 등에 대한 공동성명이 유력시된다. 그러나 중국의 불참으로 환경안전이나 MCP 과세분류 등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7차 총회에서는 올해 계속 과제인 지적재산권, 환경, 통상문제, 전자상거래 촉진 등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WSC란=WSC는 공정한 경쟁·기술 발전·건전한 환경·안전시설을 촉진하면서 반도체분야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는 회의로 WSC의 모든 활동은 시장 원리를 기본으로 한다. 지난 97년 미국 하와이에서 1차 총회가 개최됐으며 올해로 8차 회의를 맞는다. 한국은 지난 2000년 4차 회의를 주재했으며 올해가 2번째다. 1차 총회는 한국·미국·일본·유럽 등 4개국으로 시작했으며 3차 총회(99년)부터 대만이 참여했다. 올해 8차 총회부터 중국의 참여가 예상됐으나 중국 측의 불참 통보로 중국은 내년 공식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