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빨간불-주가폭락·환율급등·중국쇼크

사진; 패닉상태에 빠졌던 금융시장이 차츰 안정을 찾고 있다. 거래소는 전날보다 0.34포인트 상승한 791.02로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은 5.94포인트 하락한 401.47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 불안 심리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명동 외환은행 본점 직원들이 환율 변동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주가 대폭락, 환율 급등, 유가 앙등, 중국 쇼크 등 우리 산업계를 벼랑으로 몰아부칠 악재들이 한꺼번에 겹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의 인프라 자체에 대한 위기 경보를 발동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의 사태는 수출 호황, 내수 부진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 꽁꽁 얼어 있는 내수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높다.

 전자업계는 자체적으로 내수및 수출 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재경부·산자부·정통부 등 실물 경제 부처의 내수진작을 위한 강력한 프로그램 마련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현황은 최악=삼성전자의 경우 올 1분기 내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할인점과 마찰문제도 해결된 점을 감안할 때 10% 정도는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는 전년 동기대비 15% 가량 매출이 감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자 전문 양판점인 전자랜드21도 올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줄었으며, 4·5월 들어서도 계속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전자랜드21 관계자는 “윤달이 끝난 5월부터는 혼수시즌과 이사시즌이 맞물리면서 다소 매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해보다 나아지는 기색이 전혀 없다”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주식폭락과 유가급등으로 인해 유통가에 더욱 찬바람이 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출도 안심못해=달러화 강세에 따로 일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수출분야에서는 일부 긍정적 부분이 예고되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의 신승관 박사는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압력 등 내수시장도 영향을 입게 되고 부품가격 인상 등으로 IT품목들의 수출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는 “올 상반기는 지난해 사스 등의 영향으로 경기지표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가 눈으로 확인될 것”이라며 “특히 그동안 좋았던 수출도 하반기에는 큰 폭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전세계 경제에서 중국 모멘텀이 크게 약화되며 성장의 중심 축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은 없나=정부는 11일 오전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실물 경제·금융·대외 부문별로 실무반을 설치하고 경제 상황을 매일 점검키로 했다. 또한 기관들의 과도한 주식 매도 자제를 요청하는 등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제 상황에 대처키로 했다.

 환율 동향과 관련 재경부 금융정책관계자는 “시장상황이 너무나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 대책마련이 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시장동향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고심의 일단을 내비쳤다.

 산업자원부도 올 초 기업들이 내놓은 설비투자 계획의 실행 여부를 점검하는 실태조사를 실시해 대응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종갑 산자부 차관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투자 양극화 현상이 문제인데 양극화 현상을 막는데 주력할 것이며 원자재 수급문제도 문제는 중소기업인 만큼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수시장 진작과 관련, 이상석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 전속유통관장은 “세제 개편이 갑작스레 진행되면서 주택거래가 정지되고 자금경색을 초래한 것이 가전품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부동자금을 생산성 있는 곳으로 돌림으로써 기업의 기를 살릴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