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그동안 유사한 민족이라고 알려졌던 몽골인보다 중국의 한족 및 일본인과 더 가까운 유전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욱 단국대 생물학과 교수팀은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와 한국인의 기원 및 집단형성’ 연구를 수행한 결과 한국인은 동아시아의 남·북방 민족의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민족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한국인 기원과 관련, 통설로 굳어져 온 북방의 단일 민족 기원설을 뒤집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인은 북방의 일부 유전자 풀(Pool)과 중국 중북부 농경민족의 유전자풀이 복합적으로 형성된 집단임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혈연관계가 없는 한국인 185명을 대상으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mtDNA)를 조사한 후 같은 mtDNA를 가지고 있는 그룹의 종류와 빈도를 분석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모계로만 유전되며 연관상태가 변하지 않고 돌연변이에 의해서만 개체간에 차이를 보이는 특성을 지녀 인류와 민족의 기원을 추적하는 연구에 널리 이용돼 왔다.
연구 결과 한국인에게서는 동아시아에서 발견되는 하플로그룹(Haplogroup: 같은 mtDNA를 가진 그룹)이 다양한 빈도로 나타나는 반면 몽골인 등 동북부 시베리아인 집단에 주로 분포하는 하플로그룹의 빈도는 매우 낮았다. 또 한국과 일본인 집단에서는 특이한 하플로그룹이 나타났는데 이는 전형적인 동아시아 집단의 특징과 일치했다.
김 교수는 “이 결과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인 휴먼지네틱스에 발표한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만 전수되는 Y 염색체DNA 분석에 의한 한국인 기원연구의 결과와 일치했다”며 “앞으로 동·남·북 아시아인의 mtDNA 비교 유전체 연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한국인 집단과 비교 분석해 한국인의 형성과정과 기원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유전학적 자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