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시장 달아오른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가운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내달 슈퍼컴퓨터 교체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슈퍼컴퓨터 시장이 다시금 달아오르고 있다.

 12일 서버 업계에 따르면 최근 ADD는 슈퍼컴퓨터 관련 업체를 개별적으로 접촉, 정보제공요청서(RFI) 발송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DD는 지난해 9월 당시 사용하던 크레이 슈퍼컴퓨터의 임대 기간이 끝남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장비를 구매(Buy Out)해 지금까지 사용해오다가 이번에 시스템의 교체를 추진하게 됐다. 관련 업계는 ADD가 국방 관련 기관이라는 특성상 이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정보 입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젝트 예산의 경우 자세히 알려지 있지 않지만 지난 9월 당시 ADD가 크레이 슈퍼컴퓨터의 교체를 위해 확보한 예산이 9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예산이 책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술 방식에 있어 ADD는 특정 방식을 지정하지 않은 기상청 프로젝트와 달리 백터와 스칼라 방식을 구분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버 업체 한 관계자는 ADD 내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만일 기상청 프로젝트가 클러스터 기반으로 선정됐다면 ADD 프로젝트도 현재 백터형 장비를 유닉스나 클러스터로 마이그레이션 하는 방법을 적극 고려했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백터와 스칼라 방식 두 가지로 시스템을 구분해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기상청에서 완전 경쟁을 경험한 서버 업체들은 내심 환영하면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

 기상청 프로젝트에서 백터에 완패한 유닉스 진영의 한국HP와 한국IBM은 KISTI에 이은 ‘2차전’을 벼르고 있다. 더욱이 다음주 중 서울대가 조달청을 통해 30억원 규모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공식 발주하는 데 이어 ADD 프로젝트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전체 시스템을 클러스터로 구축하는 서울대 프로젝트와 병행해야하는 만큼 파트너 전략도 적극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터 진영에서는 크레이코리아가 우위를 갖고 출발하게 됐다. 크레이코리아는 최근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를 NEC로부터 윈백한데다 현 장비 역시 자사 장비라는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ADD가 사용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는 지난 97년 도입된 크레이의 T916으로 14.4기가플롭스의 성능을 구현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