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CMO]고순동 삼성SDS 상무

시스템통합(SI) 업계의 거두 삼성SDS는 최근 70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이 일제히 ‘혁신 350일 운동’이라는 캠페인에 돌입했다. 회사 창립 20주년이 되는 2005년 4월15일까지 350일 동안 기존의 업무관행과 체질을 바꾸고 회사의 향후 10년을 착실하게 준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 그러나 ‘혁신’은 그저 부르짖는다고 단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진정 의미있는 혁신이 이뤄지려면 반드시 올바른 전략이 필요하다. 삼성SDS에서 혁신의 밑그림을 그리는 사람, 바로 전략마케팅담당임원(CMO)인 고순동 상무(46)다.

작년 미 IBM 본사에서 삼성SDS로 전격 영입된 고 상무는 입사와 동시에 김인 사장과 임원들을 설득, 전략마케팅조직을 신설했다. 고객에 따라 모두 다른 SI사업의 특성상 전략마케팅조직의 필요성은 별로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겐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한국IBM에서 IT서비스사업을 처음으로 기획했고 96년에는 IBM의 IT서비스를 위해 신설된 글로벌서비스에서 마케팅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며 브랜드 기획을 주도했었기 때문이다.

“흔히 IT서비스 업체는 일관된 전략이나 마케팅적 접근이 필요없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2010년 글로벌 10대 IT서비스 기업으로 올라서기로 한 이상 앞으로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비즈니스를 해야만 할 시기가 온 것입니다.”

그가 CMO가 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이른 바 ‘브랜드 포지셔닝’ 작업. 일단 삼성SDS를 ‘고객 선도능력 기반의 통합IT서비스 회사’로 정의함으로써 조직원 전체가 하나의 일관된 방향성을 갖도록 하는 데 착수했다. 그는 “고객이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필요까지 파악해 그들의 사업을 진정 성공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진정한 토털 IT서비스 기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그는 삼성SDS 임직원들 사이에 이같은 생각이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고객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적의 IT서비스를 창출해 고객사업이 성공하도록 공헌한다’는 가치약속을 마련, 공유에도 힘썼다.

고 상무는 “삼성SDS하면 ‘우리 사업의 성공을 도와주고 해결방안을 제시해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고객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도록 전략과 비지니스 모델을 고객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되도록 하는 것이 전략마케팅조직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성과는 서비스라인 맵을 작성한 것이다. 서비스라인 맵은 IT서비스 시장을 서비스 대상, 서비스적용단계, 업종의 3가지 축으로 구분한 체계도로 삼성SDS의 역량과 솔루션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해 줌으로써 각 조직의 타깃시장 분석 및 전략개발 능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앞으로 삼성SDS가 초일류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성장을 지원한 IT서비스업체라는 점을 꾸준히 부각시킴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