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메일이 급증하면서 일반 메일의 전송·수신까지 막는 ‘악화의 양화 구축’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NHN·드림위즈 등 웹메일 운용 인터넷 포털 기업들은 최근 평균 메일수신량에 최대 100배에 달하는 스팸메일이 쏟아지자, 스팸메일이 전송되는 특정 메일의 수신을 차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과다한 스팸매일로 일반 메일의 전송·수신이 어려워진 이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데 따른 임시 변통으로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대량 스팸메일의 전송경로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핫메일(@hotmail.com)’이다. 드림위즈(대표 이찬진)와 NHN(대표 김범수)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핫메일’이 스팸 메일의 전송경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각각 지난 3월과 4월부터 ‘핫메일’ 수신을 사실상 차단해왔다.
국내 최대 사용자를 보유한 ‘한메일’(@hanmail.net) 운용회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평소의 100배에 달하는 스팸 메일이 ‘핫메일’을 통해 쏟아지면서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 사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핫메일’ 차단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메일 담당 이재혁 팀장은 “‘핫메일’ 경로의 대량 스팸메일로 회선 병목이 발생, 일반 메일은 물론 정상적인 ‘핫메일’까지 제대로 전달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루 평균 50만통 가량이던 ‘핫메일’ 경로 메일이 평균 4000만통 이상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90% 이상이 스팸 메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유현오)와 엠파스(대표 박석봉) 등도 ‘핫메일’ 서버를 막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 필터링 방식을 통해 ‘핫메일’ 수신 차단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핫메일’을 통한 대량 스팸 메일 발송으로 이용자와 해당 메일 업체 모두 곤란을 겪고 있다. 메일 이용자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핫메일’ 이용자와 이메일을 주고 받을 수 없는 불편을, 기업체들은 이용자들의 항의와 나아가 회원 축소의 가능성까지 감내하면서 스팸 메일을 차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핫메일’을 운영하는 MSN코리아 측은 미국 본사와 협의를 통해 스팸을 대량으로 발송하는 IP 어드레스 차단, 메일 서버 필터링 등과 같은 기술적인 대응 방법과 대량 메일 발송시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등 메일 운용 업체들도 언제까지나 막기만 할 수는 없어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중이지만 뾰족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NHN 관계자는 “보통 포털 업체에서 메일을 내보낼 경우 일정 수준의 필터링 작업을 거치지만, ‘핫메일’의 경우 엄청난 양의 스팸 발송으로 필터링 용량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MSN 측과의 협의와 함께 수신 업체들 간에도 대응 방법을 찾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