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엠파스 등 주요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와 싸이월드·세이홈피 등 ‘미니 홈페이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를 지원하는 디지털 기기도 덩달아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다.
주요 가전 업체와 전자상가 등에 따르면 최근 1인 미디어로 불리는 블로그나 미니 홈페이지를 꾸미는 네티즌이 크게 늘면서 디지털 카메라·카메라 폰·웹캠과 같은 일명 ‘블로그 디지털 기기’를 구입하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
블로그와 미니홈피 여파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디지털 카메라. 유통업계에서는 올해들어 블로그 용으로 구입하는 디카가 전체 판매량 중 2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로그용 디카는 회전식 모니터와 셀프 카메라가 장착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경우 디카는 단순 촬영 기능의 300만화소대가 주류를 이뤘지만 올 1∼4월 말 사이엔 회전식 모니터가 장착돼 셀프 카메라나 다양한 앵글과 각도 연출이 가능한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테크노마트는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 ‘캐논 A80’이나 ‘펜탁스 33LF’ ‘소니 DSC-F77A’ 등의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이상 증가했으며 5월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노마트 4층에서 디지털 소형 가전 매장을 운영하는 이중식 삼화가전 사장은 “주로 10∼20대가 수요층이며 요즘 블로그나 미니 홈피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500만화소대 급을 원하는 학생도 크게 늘었다”라며 “비싼 소형가전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도 많다”고 말했다.
인터넷 채팅 열풍으로 인기를 끌다 시들해진 ‘웹캠’도 블로그와 미니 홈피의 인기를 타고 다시 뜨고 있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디카 구입이 부담스러운 10대 후반 고등학생이 전체 수요자의 7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판매가 뜸했던 지난해 가을보다 판매량도 무려 3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카메라 폰 역시 인기 급상승이다. 싸이월드 같은 미니 홈피의 경우 카메라 폰(SKT)으로 찍은 사진을 휴대폰의 포토 메일 기능을 통해 설정한 사진첩 폴더에 바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애니콜, 일명 ‘효리폰’으로 불리는 SCH-V420 모델은 다른 제품보다 20%정도 비싼 가격임에도 지난 4월의 경우 출시초인 지난해 11월보다 판매가 30%나 증가했다. 130만화소급 고정형 카메라를 채용해 카메라 기능은 물론 최대 100분 연속 동영상 녹화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십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유통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 USB 저장장치도 블로그 인기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USB 저장장치는 그동안 주로 리포트나 논문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대학생, 각종 기획서와 서류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블로그에 올릴 동영상이나 사진 파일을 저장할 용도로 구입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테크노마트 7층에서 소모품 이야기 매장을 운영하는 백승호 사장은 “USB 저장장치를 사는 고객 중 30% 이상이 고등학생일 정도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