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환경문제 `한국주도`로 푼다

LCD 생산국인 한국·일본· 대만이 LCD 관련 환경문제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설립한 WLICC(세계 LCD 산업협의회) 의장으로 삼성전자 석준형 전무가 선출돼 앞으로 환경 문제에 대해 주도적으로 한국이 대응하게 될 전망이다.

WLICC는 12일 제주도에서 제 3차 연차회의를 열고 3년 임기의 차기 의장국 및 의장직에 한국과 삼성전자 석준형 전무를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신임 석준형 WLICC 의장은 “협의회의 발전적 운영을 위해 문호를 LCD 산업에 관련된 더 많은 국가 및 단체에 개방하고 LCD 생산 3국의 긴밀한 협조하에 국제 환경 규제에 대해 능동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환경규제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국들과 논의를 거쳐 이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차회의에서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그동안 3국이 진행해온 PFC 가스 저감 노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표준화된 측정방법을 결정, 계량화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WLICC는 LCD 3국 대표기관인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EDIRAK), 일본전자정보기술협회(JEITA), 대만 TFT LCD 협회(TTLA) 등이 참여해 지난 2001년 7월 출범했으며 국내업체로는 비오이하이디스, LG필립스LCD, 삼성전자 3사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인터뷰]신임 WLICC의장 삼성전자 석준형 전무 (사진)

 “환경문제는 이제 기업의 존폐가 달렸을 정도로 중요한 이슈가 됐습니다. 기업에서는 CEO부터 이러한 환경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하며 산업자원부, 환경부, 외교통상부 등 범 정부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한·일·대만 등 LCD 3개국이 선진국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국제 기구인 WLICC의 2번째 의장으로 선출된 석준형 삼성전자 전무는 “LCD는 업계 특성상 지구 온난화를 유발할 수 있는 많은 화학가스를 사용해왔으나 WLICC가 구성된 뒤 온난화 가스 사용량 및 배출량 저감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활용 방안, 유해물질 사용 중지 등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LCD 산업의 복병으로 떠오른 것은 다름아닌 환경문제다. 유럽의 경우 전자제품 수거를 의무한 WEEE규제가 2005년 8월 발효되며 납, 수은, 카드뮴, 6가 크롬 등 유해물질 제한 규제인 RoHS는 2006년 7월 발효되는 등 속속 환경규제가 시작된다. LCD의 경우에도 PFC계열인 3불화질소(NF3)를 CVD장비의 세정용으로 사용하며 백라이트에는 유해물질인 수은이 첨부되는 등 환경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의장을 맡은 석준형 의장은 “기존 WLICC가 PFC 계열 가스 배출량을 오는 2010년 예정 사용량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기로 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미흡했던 점도 있었다”며 “ 일례로 폐기물 배출과 관련해서는 수율과 같은 민감한 데이터도 필요로 하는 만큼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3 개국이 협의해 나갈지 좋은 방안을 도출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차회의에서는 PFC 배출량 측정에 대해 3개국이 공동으로 인정하는 표준 측정방법을 개발키로 했다”며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PFC 저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석준형 의장은 “삼성전자나 LG필립스LCD의 경우 올해 연말까지 납 사용을 거의 중단할 예정”이라며 “또한 기존 가스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가스소각장치를 도입하는 등 국내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응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유럽내에 LCD 재활용 센터를 3개국이 공동으로 설립하는 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그는 “주요 환경 선진국에 충분히 이러한 3개국의 노력을 알리는 작업을 WLICC에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석준형 의장은 20여년간 LCD 분야에 종사해온 국내 LCD 1세대로 2007년 5월까지 WLICC 의장을 수행하게 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