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많은 DTV `산으로`

3개 기관 `DVB-H`보고서 제각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방송위·정통부·언론노조의 DVB-H에 대한 보고서 비교

‘정보통신부는 DMB 유리, 언론노조는 DVB-H 유리, 방송위원회는 양 기술의 면밀한 검토를 통한 결론 도출’

 12일 방송위가 발표한 결과보고서와 본지가 입수한 정통부와 언론노조의 결과보고서 내용이다. 똑같은 곳을 방문해 똑같은 사람을 만나고 온 세 기관이 내린 결론은 이처럼 판이했다.

 ◇방송위, “DMB와 DVB-H, 둘 다 장점 있다”=방송위는 주파수이용 효울측면은 DVB-H, 단일주파수망(SFN) 구성에는 DMB가 유리하다고 밝혔다. 384Kbps 기준으로 DMB는 아날로그 1개 채널(6MHz)에 6개의 TV채널이 가능하나 DVB-H는 16개 채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SFN 구축시 시청권역의 최대반경은 DMB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또 SD급을 사용할 경우 DVB-T 채널에서 2MHz 단위로 쪼개 DVB-H를 사용하나 국내의 경우 HD급으로 정책이 정해져 별도의 1개 채널(6MHz)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시장성과 경제성은 기술발전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 결론을 도출해야 하며, DVB-H가 국내에 한 채널을 할당하면 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통부, “국내 상황엔 DMB가 적합”=정통부는 DMB도 384Kbps 기준이라면 아날로그 1개 채널당 9개의 TV채널이 가능하고, DVB-H도 전송방식 모드로 QPSK를 적용한다면 16개 채널이 아니라 7∼8개의 TV 채널만이 가능하다며 방송위의 보고서를 반박했다. 또 방송위가 DBV-H도 DMB와 같이 6·7·8MHz 대역을 2MHz씩 잘라 쓸 수 있다고 했으나 DVB-H는 주파수를 쪼개 송출할 수 없고 6·7·8MHz를 모아서 송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DVB-H를 도입할 경우 할당된 6MHz를 한 방송사가 모아 송출할 수밖에 없는데, 송출권 없는 방송을 꺼리는 국내 방송사의 사정상 도입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DMB보다 DVB-H가 유리”=언론노조는 DVB-H가 IP 기반이지만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통신사의 경우 과금체계를 위해 IP주소를 제공하는 반면 방송사는 IP주소 없이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특히 데이터방송 가능 여부에 대해 DMB와 DVB-H를 비교, DVB-H가 훨씬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DMB는 데이터방송 기술관련 기준이 없어 데이터방송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데이터방송이 불가능할 경우 데이터방송을 강제할 예정인 방송법 시행령상 사업자 허가조차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DVB-H는 전송모드를 16QAM 적용시 DMB보다 2.5배이상 채널용량이 많으며 데이터방송 또한 IP 기반이므로 손쉽게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갈수록 혼미에 빠진 지상파DTV 전송방식=전송방식은 고정수신과 이동수신에 대한 기술규격을 모두 포함한다. 일단 ATSC-8VSB와 DVB-T를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고정수신 부문은 잠잠해졌다. DTV 필드테스드 추진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고정수신은 기존 미국방식인 ATSC-8VSB로 기운 듯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다시 이동수신 기술규격에서 논란이 옮겨갔다는 점이다.

 정통부는 국내 방송현실에도 적합하고 실험국 서비스를 통해 2년 이상 준비해 온 지상파DMB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언론노조는 DVB-H 도입을 주장했고, 방송위는 DVB-H 도입 검토를 선언했다. 상반기중 종식이 기대됐던 DTV 전송방식 논란이 또다른 갈등 국면으로 치달아 디지털방송산업의 전반을 어둡게 했다.

 지상파방송사 한 관계자는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다. 어떤 방식을 산택하든지 실제로 시청자에게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방송사와 산업계의 이해관계 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돌아가 나날이 진전하는 해외 선진국의 디지털방송 전환에 위기의식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우려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