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음악 관련 단체와 LG텔레콤간의 12일 만남은 소득없이 끝났다. 이에 따라 MP3폰 저작권 침해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음원권리자와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소비자단체간 협의체는 해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이날 유영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과 윤통웅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장, 조규봉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부회장 등 음악 관련 단체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무료MP3 파일의 72시간 제한재생 조치를 푼다면 협의체에 참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음악 관련 단체가 줄곧 주장해 온 ‘72시간 제한재생 수용 후 협의체 참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임학연 과장은 “현 협의체가 무료MP3파일의 72시간 제한재생 조치에 합의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기존 합의를 무시하고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판 대타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일단 남 사장이 협의체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직접 밝힌데다가 음악 관련 단체들도 ‘72시간 제한재생’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 관련 단체들은 다만 LG텔레콤이 과거 합의안에 동의하고도 입장을 번복한 전례를 들며 ‘우선 기존 합의안에 동의해 신뢰를 보여준 후 세부사안 논의에 들어가면 제한재생 부분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뀔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LG텔레콤은 13일 정오까지 72시간 제한재생 수용과 협의체 참가에 대한 공식입장을 표명하기로 한 바 있어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