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자격 및 인증 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품질 및 서비스 인증제의 실효성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데다 SI업계의 과당경쟁에 의해 효과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도입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SI사업부문 CMM 3단계, 소프트웨어공학센터 CMM 5단계를 획득한데 이어 CMMI도 일부 부문에 한해 5단계 획득을 추진 중이며 LG CNS는 CMM 대법원 등기전산화프로젝트 5단계, LG카드 시스템팀 4단계를 획득했고 CMMI도 부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SK C&C는 올해 CMM 4단계 인증과 내년 하반기 CMMI도 4∼5단계 인증을 추진 중이고 포스데이타도 지난 2002년 전사적 차원에서 CMM 4단계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SM부문에서 CMMI 레벨5를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SW개발프로세스에 대한 품질인증제도인 CMM과 CMMI 도입 붐에 대해 한 CMM 전문가는 “1년에 품질개선 활동을 한 가지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려운데 CMM이 요구하는 20여종의 인증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추진시 비용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기간도 1년 이상인데다 전담 인력 및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까지 감안할 때 가뜩이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SI업체들에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IT아웃소싱 분야에서도 eSCM·ITIL·BS15000 등의 인증획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삼성SDS는 IT서비스 표준자격인 ITIL(Information Technology Library)의 최고레벨 보유자 확대에 힘을 쏟는 한편 관련 인증규격인 BS15000도 올해 안에 추진할 계획이다. LG CNS는 ITIL 대신 정보시스템서비스센터와 네트워크서비스센터에 eSCM(eSourcing Capability Model) 3단계를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LG CNS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말까지 4단계로 레벨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 C&C도 올해 안에 eSCM 3단계 인증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서도 윤재중 LG CNS ITI사업부문 상무는 “다양한 업무영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토털IT서비스 업체로서는 eSCM이 적합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류병수 삼성SDS ITO사업부 상무는 “지난 2002년경 eSCM 인증획득을 검토했으나 eSCM이 아웃소싱서비스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이어서 IT아웃소싱에 적용하기에는 적합치 않다고 본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각각의 인증제도에 대한 업체의 이견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 김현수 SI학회장(국민대 교수)은 “인증 추진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타이틀 획득보다는 실제 적용이 중요한데 아직 그런 단계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기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도 “특정 인증제도를 거론하기는 곤란하지만 실제로 어떤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의문이 드는 인증제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유행처럼 도입되는 경향은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