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도 판교에 대규모 반도체 연구개발(R&D) 집적 단지를 조성하고 이 단지와 기흥·이천 등을 연계하는 이른바 ‘실리콘 벨트’ 구축계획을 추진한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13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제8차 세계반도체협의회 총회(World Semiconductor Council)’ 특별연설을 통해 “경기도 판교에 대규모 반도체 R&D집적 단지를 조성하고 기흥·이천 등과 연계한 ‘실리콘 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3·23면
이 장관은 “한국은 LCD·휴대폰 등 반도체 전방산업이 세계적 수준이고 최대의 반도체시장인 아태 지역과 인접해 있다”며 ‘실리콘벨트’구축 계획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경기 파주(LG 필립스)와 충남 탕정(삼성전자)을 잇는 ‘디스플레이 벨트’에서는 7세대 LCD생산라인이 건설되는 등 반도체 산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장비·재료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토대를 갖추고 있다”고 말하고 “유망한 투자 적지인 한국에 세계적인 반도체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규모 반도체 R&D 집적단지는 실리콘파크조합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R&D집적단지조성을 위해 판교신도시내의 도시지원시설용지 20만평중 일부를 분양받기 위해 사업을 추진중이다. 현재 실리콘파크조합이 구체적인 반도체 R&D집적단지 설계용역을 의뢰한 상태로서 이번 이장관의 실리콘벨트 방침 발언으로 힘을 얻게 됐다.
이와 관련 산자부 관계자는 “‘분양가가 집적단지 조성원가에 비해 높아 저렴하게 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배려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의견을 대변해 경기도측과 의견을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반도체산업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부담을 분산시키고 다양화하고 있는 제품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기술협력이 중요하다”며 “국제적인 ‘반도체기술연구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Semiconductor technology)’를 매년 WSC와 연계 개최하는 등 각국의 반도체 기술개발 동향과 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날 이 장관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멀티칩패키지(MCP: Multi-chip package) 관세문제와 관련, “MCP의 경우 아직 품목분류 및 관세율이 국제적으로 통일되지 않아 반도체품목의 자유무역 확산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WSC도 업계의 입장을 정리해서 국제관세기구(WCO)에 제출하는 등 품목분류를 통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부산=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