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 테크노 좌담회]지능형 홈네트워크

차세대성장동력포럼이 주관하고 과학기술부와 전자신문이 후원하는 ‘제10회 차세대 성장동력 테크노 좌담회’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지능형 홈네트워크 발전 전략’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재용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는 김관호 한국전기연구원 박사, 김영수 삼성전자 상무, 송형규 세종대 교수, 김태근 정통부 홈네트워크 및 임베디드 SW 프로젝트매니저, 서경학 전자부품연구원 본부장 등 6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였다. 좌담회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참석자>

사회=이재용 교수(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김관오 박사(한국전기연구원 전기정보망연구 TFT)

김영수 상무(삼성전자)

송형규 교수(세종대 정보통신공학과)

김태근 프로젝트매니저(정보통신부 홈네트워크 및 임베디드 SW)

서경학 본부장(전자부품연구원)

 

 

 ◇사회(이재용 연세대 교수)=지능형 홈네트워크 분야 발전 전략과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해보자.

 ◇김관오(한국전기연구원 전기정보망연구 TFT 박사)=지능형 홈네트워크는 가정을 지능화해 인간의 모든 생활과 활동을 처리하는 편의와 안전성·즐거움 등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주거 시스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등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홈네트워크 기술은 사회적·기술적·경제적 측면에서 중요성을 읽을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차세대 멀티미디어형 정보단말과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결합 등이 필요하게 됐다. 여성의 사회진출도 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기술적 측면은 지능형 정보기기간 연결과 통합 인터페이스 및 미들웨어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가 백색가전이 세계 4위에 있는 등 이를 이용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이런 홈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홈네트워크 기술 기반은 작년 이전에 정보통신인증제도와 건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기초 인프라가 갖춰지게 됐다. 향후 10년 후에는 모든 네트워크 기능이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네트워크와 엔터테인먼트, 홈오토메이션이 모두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홈네트워크 표준이 나타나고 있으며 세계 표준화를 위한 경쟁이 활발하다. 핵심기술개발과 함께 산업화에도 병행 육성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특히 초고속 멀티미디어와 연결은 물론 지능화, 환경친화, 통합형 미들웨어, 인터페이스, 액세스 등과 통합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정부는 서비스와 소비자의 관계를 설정하는 등 조정역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당면과제는 홈네트워크의 표준화와 관련 서비스 및 장비보급, 가입자 네트워크 고도화, 법과 제도의 정비다. 특히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의 변화에 따른 홈네트워크 산업의 변화에도 관심을 보여야 한다.

 ◇사회=지능형 홈네트워크의 국내외 서비스와 기술 동향 및 특징을 살펴보자.

 ◇김영수(삼성전자 상무)=홈네트워크는 보는 관점이 다양한 산업이다. 정보통신쪽에서는 IT 중심에서 멀티미디어 분야에선 AV 중심의 홈네트워크를 바라본다. 또 시큐리티나 홈컨트롤 분야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홈컨트롤과 시큐리티에 치우쳐 있다. 글로벌하게 보면 AV에 집중돼 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란 분야는 용어가 너무 추상적이다. 범위와 개념이 커서 규정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기업체에서 보면 쿨(Cool)타운이란 의미는 도시 전체의 새로운 접근이었다. 물론 이 개념은 사라져가고 있다. 총체적으로 보면 통신·디바이스·서비스가 조화되는 산업이다. 3개 분야에서 어느 하나라도 놓치면 기업이 이익을 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서경학(전자부품연구원 본부장)=차세대 성장동력에서 홈네트워크가 선정된 것은 인프라와 서비스는 물론 건물 환경 자체도 네트워크에 포함된다고 본다. 결국 삶의 질 문제가 강조되면서 사람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홈네트워크는 다른 성장동력 분야의 중심에 서 있으며 다른 성장동력과의 연계와 활용이 홈네트워크를 통해 실현된다고 본다. 지능형 홈네트워크 산업에 너무나 많은 분야가 들어온다.

 ◇김태근(정통부 홈네트워크 및 임베디드 SW PM)=홈네트워크 산업은 이종 협업 산업의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다. 통신, 가전, 건설, 콘텐츠 프로바이더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하지 않으면 산업으로 형성이 불가능하다. 근래에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부각되고 있는데 이것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분야가 바로 홈네트워크다. 홈네트워크 시장의 진화를 보면 초기에는 초고속 인터넷 확산으로 초고속 인증아파트가 급증했다. 즉, 인프라로부터 홈네트워크가 확장됐다. 근래에는 홈게이트웨이와 홈서버를 중심으로 디지털가전을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까지 늘어나고 있다.

 ◇송형규(세종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과기부의 경우 프런티어사업을 통해 1년에 730명의 인력이 유비쿼터스 환경에서의 홈네트워크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의 홈네트워크는 공급자 중심으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돼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IT분야가 아닌 인문사회계열, 주택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수요자 중심의 홈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 산자부와 정통부의 차이는 원천기반기술이라고 말하지만 메가 융합기술로 표현할 수 있다. 이들은 원천기술에 대한 IP확보를 내세우고 있다.

 ◇서경학=우리나라만큼 브로드밴드 접속이 용이한 나라가 없다. 또 온갖 서비스가 들어와 있는 테스트베드다. 검증작업 없이 너무 많은 서비스가 난무하고 있다. 산업이 성공하려면 장비나 인프라가 아니라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킬러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나머지 산업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홈네트워크 산업의 관건이다. 소비자 계층의 관심을 불러낼 수 있는 연구를 하고 거기에 필요한 장비와 단말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의 관계와 반대로 추진돼야 한다. 지금은 의료와 엔터테인먼트 등 킬러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할 때다.

 ◇김영수=한국만큼 홈네트워크 잘 된 나라는 없으나 아직 투자대비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홈컨트롤 시장이 연 5만대 수준일 정도로 내수시장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삼성도 한국시장은 이익을 내는 것보다 테스트베드로 생각한다. 홈네트워크 산업은 세계로 가지 않고는 승산이 없다. 세계시장은 홈컨트롤보다는 엔터테인먼트를 원하는 등 나라별로 원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고 도전해야 한다. 홈네트워크에서는 아직 표준의 개념이 없다. 심지어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관련 제품을 표준화하는 것이 힘들다. 이에 따라 전세계 표준화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아직 묘연한 일이다. 표준은 세력의 싸움이지 협의의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송형규=홈네트워크에서 표준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이 이동통신 등의 표준화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는 활동이 미진하다.

 ◇김영수=통신은 인프라 사업이기 때문에 표준이 중요하지만 홈네트워크는 이 분야와 차이를 보인다.

 ◇김태근=홈네트워크 분야는 모두 넓기 때문에 어떤 분야만을 말하기는 어렵다. 각 단위 분야에 대한 표준 활동은 각기 진행해 왔다. 서비스 사업자가 어떤 시스템을 채택하느냐가 중요하다. 또 삼성과 LG 등이 각 분야에서 표준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인텔은 국내에 홈네트워크를 연구하는 R&D센터를 짓는다. 우리나라 시장이 규모는 작지만 테스트베드로서 가능성이 크게 평가되고 있다.

 ◇서경학=홈네트워크 시장은 어떤 것만 쓰라는 시장이 아니라 모든 시스템을 어떤 상황에서도 연동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분야에서 한국이 인프라 환경을 이용해 나름대로 솔루션을 끌고 가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김영수=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 각 분야의 프로토콜을 공개하고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단번에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홈네트워크에 잘 맞는 시스템이면 인증을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가전업체들이 디지털 기기를 모두 가진 것이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힌다.

 ◇김태근=홈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시스템간 상호 운영성과 인증이 디지털홈워킹그룹(DHWG)다. 정통부 역시 DHWG를 살펴보면서 인증을 해줄 수 있는 센터를 국내에 유치해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사회=최근 정부가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홈네트워크에 대한 수요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검토해 보자.

 ◇김태근=정부가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한 것은 어떤 킬러서비스가 필요한지 찾기 위해서였다. 이런 것을 특정 산업체가 찾기는 힘들었다. 5대 광역시에서 1300가구를 지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점차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5월부터 KT가 홈엔이라는 서비스를, 하나로도 시범사업을 하는 등 관련분야의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초기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김관호=정보통신 관점뿐만 아니라 홈네트워크는 에너지 관점도 중요하다. 전력선 통신기술이 검증되면서 이를 이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방향이 추진되고 있다. 전력에너지 라인을 통해 환경을 컨트롤하고 홈네트워크를 경제적으로 할 수 있다. 산자부 쪽에서는 에너지 IT로 추진되고 있다.

 ◇사회=정부의 제도와 법적 문제점에 대해 논의해 보자.

 ◇서경학=과기·산자·정통·복지·문화·건설·교통부 등 많은 정부 부처가 관여하고 있는 산업이 홈네트워크다. 이 사업이 잘되려면 예를 들어 신행정도시 등에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을 끌고 가야 한다. 모델 도시를 제대로 구축하면 이를 도입하는 해외 도시가 생길 것이다. 정부가 특별 지구 등으로 선정해 시범단지로 하면 산업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김태근=우리는 산업화 원천기술이 취약하다. 칩 개발을 위한 지적재산권은 없지만 시스템 통합기술은 어느 나라보다 앞선다. 송도 신도시 등을 건설할 때 아예 유비쿼터스 도시 등을 만들면 관련 산업체들이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다.

 ◇송형규=홈네트워크가 구축되다 하더라도 이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 환경 구축이 절실하다.

 ◇서경학=각 부처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 홈네트워크는 융합산업이기 때문에 각 부처가 서로 투자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개인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따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관호=서비스 보급 정책을 국가가 주도할 필요성도 높다. 이동통신과 인터넷의 성공을 보면 홈네트워크 역시 정부가 주도하는 시범사업이 요구된다. 홈시큐리티와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한 장비와 서비스 보급이 이뤄지면 산업화가 가속될 것이다. 또 관련 산업체의 국가적 융자 및 세제지원이 요구된다.

 ◇김태근=지금까지 국제표준전문가를 육성하는 데 국가가 소홀했다. 국가 표준화를 위한 전문가 양성에 산·학·연·관의 관심이 요구된다.

 <정리=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