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벤처대란설’의 발원처인 정부의 벤처기업 프라이머리CBO(P-CBO) 1차분에 대한 만기일이 도래하면서 2900억원에 대한 기보의 조치에 벤처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로 예정된 1차 만기일 예정 금액은 원래 4500억원이었다. 이는 올해 말까지 6차례에 걸쳐 도래하는 전체(2조3105억원)의 약 17%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중 기업파산 등으로 디폴트(지불 불이행)된 1600억원에 대해서는 P-CBO를 발행한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대위변제 해야 한다. 이에 따라1차 만기 도래분의 몫은 2900억원이 됐다.
이에 대한 기보의 결정여부는 앞으로 도래할 5차례 만기분에 대한 적용방향의 가늠자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P-CBO로 인한 폐업 없을 듯=기보는 벤처기업들이 P-CBO로 인해 문을 닫는 경우는 없게 할 것이라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즉 기업의 여력에 따라 전체 또는 부분 상환을 요구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일반보증을 통해 연장해 줄 계획이다. 기보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회수대상 기업의 현금흐름 등 재무상황을 분석해 왔으며 이에 맞춰 기업들과의 조율을 통해 회수를 할 것”이라며 “업체에 따라 상환 규모는 크게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기보는 만기 연장에 따른 보증업무 차질에 대비해 수차례 추가 예산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정부와 국회도 추경예산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우려 목소리 높아=기보가 벤처기업의 상환 능력에 맞춰 회수에 나섬에 따라 벤처기업들이 디폴트로 인해 대거 폐업하는 등 그동안 꾸준히 거론됐던 벤처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으로 오히려 벤처기업들이 대거 만기를 연장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보도 이에 대한 우려로 벤처기업들의 상환 및 연장 규모를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기보의 관계자는 “당초 실적에 대해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이것이 오히려 벤처기업들의 차별적 대우로 오해 받을 소지가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실 벤처기업들을 무리하게 끌고가는 데 따른 향후 파장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높다. 더욱이 기보가 현금흐름에 따라 가능한 많은 자금의 상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벤처기업의 부실화를 오히려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대 한정화 교수는 “P-CBO가 발행시점부터 문제가 많은데다가 그동안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벤처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물 수는 없지만 부실 벤처기업을 계속 살려 놓는 것은 오히려 국내 벤처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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