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발달된 한국은 디지털 인쇄·출판 시장의 적격지입니다. 한국 인쇄·출판업계와 함께 디지털 시장을 키워 나가겠습니다.”
지난 6일부터 독일 뒤셀도르프서 열리고 있는 ‘2004 국제인쇄박람회(Drupa)’에 참석차 현지 전시회장을 찾은 아비 압얀커 후지제록스 아시아태평양본부 부사장(55·사진)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디지털 인쇄·출판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 시동을 이같이 예고했다.
14일(현지시각) 뒤셀도르프 페어그라운드 전시장서 한국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비 부사장은 “이미 상당수 미국 제록스 본사 기술·영업 인원들이 후지제록스의 요청으로 아시아 지역 곳곳에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출판·인쇄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국·유럽과 달리, 옵셋 인쇄 등 아날로그 방식이 여전히 대세인 아시아권 공략을 위한 후지제록스의 지원 요청이 있었다는 게 아비 부사장의 설명. 후지제록스는 미국 제록스사의 아태 지역 파트너사다.
후지제록스는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최대 야심작 ‘DC 아이젠3’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아비 부사장은 “며칠전 이번 전시회를 참관중인 한국 고객사 관계자들과 함께 네델란드의 출판현장에서 실제로 아이젠3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고 왔다”며 “POD(Print On Demand·맞춤형 출판·인쇄)를 위한 디지털 기기의 현황을 살펴본 고객사 관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한국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 자리를 같이 한 손문생 한국후지제록스 부사장도 “현재 몇몇 국내 업체들과 아이젠3 도입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이중 한 업체와는 이번 전시회 참관을 계기로 협상이 막바지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이젠3의 국내 도입시기를 당초 오는 2005년으로 잡고 있던 후지제록스측은 이를 연내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POD 등 세계 디지털 출판·인쇄 시장규모는 전체 출판시장의 3%로 추산된다. 아비 부사장은 컬러분야를 중심으로 디지털 출판·인쇄 시장의 규모가 매년 20∼30%씩 성장함에 따른 한국시장에 대한 자신감도 감추지 않았다.
“단순히 기기를 파는 마케팅은 펼치지 않겠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한 지식과 마인드의 공유를 통해 한국 인쇄·출판시장의 고도화를 돕고 그 결실을 나누고 싶습니다.”
<뒤셀도르프(독일)=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