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특허 `찜`

대구경북 IT관련 제조벤처기업들의 해외 특허 출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해외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향후 특허분쟁에 따른 손실 대비를 겸해 기술개발 일정과 비용부담 등으로 인해 미뤄져 온 특허출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7일 대구경북지역 벤처업계에 따르면 에임넷, 코스모가스텍, 럭시아 등 웹 자동주문시스템과 가스누출차단기, 광섬유 제품 등을 개발한 지역 벤처기업들이 잇따라 해외특허를 출원했다.

실시간 웹 자동주문시스템 개발업체인 에임넷(대표 손창호)은 올해 들어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수출을 위한 접촉이 활발해지면서 지난 3월 2000여 만 원을 들여 미국과 일본 등 2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일본 미쓰비시와 자동주문시스템 공급을 위해 협상을 진행중인 에임넷은 이번 특허 출원을 통해 향후 제품을 납품할 경우 기술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창호 사장은 “국제 특허 출원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지만 혹시 생길지도 모를 특허 분쟁에 미리 대비하고 기술 로열티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해 서둘러 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기계식 가스누출 확인 및 차단기를 개발한 경북 경산시 소재 벤처기업 코스모가스텍(대표 이화언)도 최근 중국의 가스누출차단기 유통사와 4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음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의 특허 마찰을 피하기 위해 1억 원 가량을 들여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한 해외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다.

코스모가스텍이 개발한 제품은 특히 기존 전자 센서식 가스누출 차단기 가격의 10% 수준인데 비해 기능은 월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해외 시장에서 외국 관련 기업들의 다양한 특허 공격이 예상되는 제품이다.

럭시아(대표 정천수)도 지난해 말부터 광섬유 제품의 해외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초 PCT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다. 이 회사는 올 초 자사 광섬유 제품 기술과 관련 유럽지역 모 기업과 특허 분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서로 기술적인 보완이 가능한 특허라고 판단돼 현재 이 기업과 M&A를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염색기계에 IT를 접목한 제품인 염색용 컴퓨터 컬러 매칭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는 앞선사람들(대표 노용순)과 LCD백라이트 전문기업인 테크자인(대표 최병식), 태양광을 이용한 광섬유 도로교통표지판 개발업체인 AL인더스트리(대표 안세찬) 등 지역의 상당수 IT관련 벤처기업들이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PCT나 국가별 특허를 이미 출원했거나 출원을 서두르고 있다.

국제특허 전문가들은 “지방 IT벤처기업들의 해외수출이 본격화되면서 특허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비용부담을 우려해 특허 출원을 꺼리는 업체가 많은데 특허분쟁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과 함께 정부차원에서 특허 출원 비용을 지원해주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