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지금 스카우트 전쟁중이다. 투자유치를 위해 민간기업의 전문가들이 지자체에 잇따라 수혈되고 있고, 벤처관련 기관들은 민간 경영기법을 벤처 지원사업에 접목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영입하기에 분주하다.
17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대구시와 광주시, 대전시, 경북도 등 지자체들이 투자유치 및 마케팅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민간기업 출신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또 지방 벤처관련 기관들도 보다 효과적인 지원사업을 펼치기 위해 민간기업 CEO 및 간부 출신들을 속속 채용하고 있다.
◇대구경북권=대구시는 최근 삼성SDI의 박형도 홍보부장(47)을 다음달 1일 출범할 대구시 투자유치단장으로 영입했다. 박 부장 영입은 투자유치 전문가를 파견해 달라는 대구시의 요청을 삼성 측이 받아들임으로써 이뤄진 것으로, 대구시는 다음달 1일부터 2년간 박 부장에게 대구시 투자유치에 대한 모든 권한을 맡길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미 지난해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마케팅기획그룹의 문기현 부장(46)을 외자유치단장으로 스카우트해 외자유치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도내 기초 지자체 중에는 구미시가 지난해 LG전자 간부출신인 강승원 부장을 투자통상과 연구위원으로 영입해 투자유치에 활용하고 있다.
◇광주전남권=광주시도 삼성전자에서 15년간 해외 수출 업무를 담당해온 고병원 차장(42)을 투자유치기획단장으로 영입, 광산업과 첨단부품·소재산업 등의 해외자본 유치에 활기를 얻고 있다.
고단장을 중심으로 한 광주시의 투자유치기획단은 그동안 120여 개의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2900여억원을 유치했으며 10여 차례 해외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남도도 지난 3월 포스코 인재개발원 교수 출신의 정태현씨(52)를 투자유치심의관으로, 포스코 해외투자사업실 해외투자전략팀 과장을 역임한 홍대승(45)씨를 투자유치협력관으로 각각 발탁해 투자유치에 활용하고 있다.
도는 또 조만간 투자유치본부장과 첨단산업팀장 등 2명을 선발해 국·내외 투자홍보 설명회 추진 및 투자정보 관리, 투자유치 전략 수립 및 비즈니스 모델개발, 지식기반산업 전문인력 양성관리 등의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대전권=대전시는 대덕밸리에 대한 행정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 중 민간인 중에서 과장급 계약직 인사를 영입, 정책 자문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시는 이번 민간인 인사 영입시 대덕밸리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으면서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를 최우선적으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창환 대전시 경제정책과장은 “행정가들이 모자란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대덕밸리 전문가를 영입, 대덕밸리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며 “채용 시기는 6월 초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전시의 산하기관인 대전시첨단산업진흥재단은 고주파부품지원센터장에 하이닉스 반도체 출신의 김영우 이사를, 지능형사업단장에 한국전력 출신의 남궁인 부장을 공모를 통해 채용한바 있다.
지자체 인사 관계자들은 “국내외 IT기업의 지방 유치가 지자체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며 “공무원 조직에 민간기업 출신의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지자체의 국내외 네트워크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