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왝더독’이란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주식시장에서 기준물인 현물(몸통)이 기준물의 파생상품에 해당되는 선물(꼬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은 통상 박스권 장세에서 나타나며 증시 체력이 취약할 때 자주 발생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베이시스는 플러스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선물은 시장의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만큼 현물보다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인 ‘백워데이션’이 일어나면 고평가된 현물주식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하는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가 발생하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증가해 주가지수가 하락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경우 매매는 기업 가치나 시장의 질이 반영되지 않는 가운데 발생하는 컴퓨터에 의한 자동매매라는 점이다. 최근처럼 시장 수급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나타난 프로그램 매물은 다시 손절매를 부르고, 이는 다시 시장 약세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왝더독’은 옵션만기일이 포함된 지난주 시장의 급락 요인이 됐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3일의 매도차익잔고는 5136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