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신산업창조전략` 윤곽

‘향후 일본 산업의 핵심은 디지털가전과 연료전지, 로봇, 애니메이션 등 4개 분야다’

 일본 정부가 장기 산업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해 온 ‘신산업창조전략’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경제산업성이 17일 자문기구인 산업구조심의회에서 공개한 신산업창조전략의 골자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2010년까지 △정보가전(디지털가전) △로봇 △연료전지 △콘텐츠(애니메이션·영화 등) 등 4개 분야를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분야로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다. 또 사회적인 측면에선 △건강·복지 △환경·에너지 △비즈니스 지원(인재 파견 등) 등 3개 분야의 기반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사회적인 요구도 흡수해 나가는 것이다.

 신산업창조전략은 우선 집중 육성 산업으로 디지털가전 등 IT 관련 분야를 선정함으로써 IT 산업을 통해 198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수세에 몰려 있던 일본 경제를 회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단계적으로 각 분야의 시장 규모 등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성장 전략도 명시하는 등 강력한 실천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정부 기관간 연계를 비롯해 업계와 학계 내부의 협력 방안 등도 구체적으로 제시, 경우에 따라서는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관련 기업들의 합병이나 통합 등 업계의 재편 가능성도 예상된다.

 신산업창조전략의 집중 육성 산업으로 선정된 4개 분야는 사실 일본이 지금도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분야에 대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향후 전략은 다음과 같다.

 ◇디지털가전=작년 기준으로 약 10조엔 규모인 디지털가전 시장이 2010년에는 약 18조엔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의 실현을 위해 재료와 부품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산·관·학의 효율적인 협력체제를 마련,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품목 면에서는 디지털TV와 DVD리코더 등 일본이 강한 영상기기가 주축이 된다. 또 ‘샤프=LCD TV’ 등식이 성립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정 제품을 일부 업체가 특화할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업간 합병이나 통합도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다.

 ◇연료전지=연료전지는 현재 일부 완성차업체들에 의해 제한적으로 실용화돼 있다. 연료전지를 장착한 자동차의 판매는 2010년 5만대 규모에 달해 시장 규모가 1조엔에 달하고 2020년에는 500만대로 약 8조엔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조기 보급 확대를 겨냥해 민·관 공동의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 나갈 계획이다.

 소형 연료전지는 미국에서 초기에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나 지금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내년 중에는 연료전지를 장착한 노트북 컴퓨터가 실용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인 ABI리서치에 따르면 소형 연료전지를 장착 휴대기기가 내년에는 2000개 정도 출시되고 2012년에는 세계 전체 노트북 컴퓨터 중 13.5%가 연료전지를 전원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로봇=로봇은 이미 산업용을 중심으로 일본이 세계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가정용’으로 이 분야 역시 사실상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소니, 미쓰비시중공업 등 관련업체들은 조기 보급을 위해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공동 연구를 추진중이다. 정부도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공동 연구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일본 정부는 자국이 강세인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지역에 대해 불법 복제 등의 단속을 강화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물론 콘텐츠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베이스화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