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블랙 먼데이`…주가 대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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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이 또다시 폭락했다.

17일 국내 증시는 매수세력 실종에 따른 허약함을 드러내며 지난 10일 이후 일주일 만에 또다시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이에 따라 최근 3주 사이에 거래소는 200포인트, 코스닥은 100포인트 넘게 빠지며 지난 98년 IMF 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블랙먼데이=거래소·코스닥 모두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거래소는 5% 넘게 빠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730선을 하회했다. 코스닥도 무려 7.21% 떨어지면서 13개월여 만에 400선이 무너졌다.

이러한 가운데 거래소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가 6.82% 빠졌으며 코스닥 시총 1위 종목 NHN은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수세력 실종=이날 증시는 별다른 악재가 부각되지 않았지만 이렇다할 매수 세력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적은 매도물량에도 휘청거렸다. 국내 증시의 하락세를 주도해 온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은 400억원대로 줄어들었지만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 불투명한 시장 전망에 대한 불안에 매수 규모를 늘리지 못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여겨졌던△ 미 금리인상 불안 △중국 경기둔화 △고유가 등의 악재가 여전히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매수세력이 없어진 게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여기에 지난주 대규모 프로그램매도로 인해 시장의 흐름이 무너지는 등 수급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갯속 증시=예상 밖의 폭락장이 이어지면서 향후 전망을 예측하기도 어려워졌다. 그동안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종합주가지수 800, 780선이 어이없이 무너진데 이어 730선마저 밑돌면서 증시는 그야말로 안갯속에 빠졌다.

A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주쯤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폭락”이었다며 “지지선의 의미도 없어졌고 합리적·기술적 분석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당황해 했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 증시는 불안정한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호재가 언제 출현하느냐에 따라 회복시기도 결정될 전망이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며 “현 상황에서는 고유가 문제 해소에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