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디지털 TV 방송의 송출과 난시청 지역의 전파 중계를 동일한 채널로 처리할 수 있는 단일채널방송망(SFN) 중계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DTV시스템연구팀(팀장 김승원)은 정보통신부 선도기반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미국식 디지털방송(ATSC 8-VSB)에 기반을 둔 디지털 동일채널 재생중계기(EDOCR)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난시청 지역의 동일채널 중계기술을 개발하기는 이번 ETRI가 세계 처음이다.
기존의 지상파 TV채널인 VHF 및 UHF를 이용한 아날로그 TV나 미국식 디지털 TV 방송의 경우 난시청지역에 중계기를 설치하고 있으나 전파 간섭현상으로 인해 별도의 채널 배정이 불가피, 주파수 자원 낭비를 초래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국내에 설치된 기존의 디지털 TV 송신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데다 송·수신 안테나 신호의 독립처리 기능 등으로 고출력 전파 송출이 가능, 송신거리의 제한이 사실상 없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에는 △영상·음성 복원(복조부) 처리 시간 최소화 알고리즘 △ 수신신호의 심벌 간 간섭을 줄이는 지능형 동기기 △ 데이터 신호의 오류를 바로잡는 전치보상 기능 △ 송·수신 신호의 동기화 발진기 등도 포함되어 있다.
ETRI는 이 기술 개발로 주파수를 재배치할 경우 절약 가능한 주파수 대역 폭이 최대 162㎒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1㎒당 연간 매출을 1405억으로 계산할 경우 23조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재 이 기술은 송신 및 중계 채널간 단일화를 논의하는 미국 차세대TV시스템위원회의(ATSC) T3/S9의 실현 권고안으로 제출한 상태이다. 연구진은 이변이 없는 한 오는 6월께 국제 표준안으로 채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승원 팀장은 “지난 4월 열린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 ‘NAB2004’에서 미국 DTV 송신기 및 중계기 업체인 악세라로부터 기술이전 요청을 받아 현재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기술유출 가능성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섣부른 판단이긴 하지만 미 중계기 수를 6만대로 보고 대당 1억 원에 5%의 로열티를 받을 경우 3000억 원대의 수익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