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등록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친 것으로 평가된다.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의 수출 호조 덕분에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또 신용카드와 가계 부채 부실 등으로 기업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금융사들이 흑자로 돌아선 것도 1분기 실적호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기업들의 1분기 좋은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긴축 정책 시사와 고유가 등 해외 악재에 직면해 있고 내수 회복 시기도 불투명한 등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외면하기 힘들다.
◇거래소, 삼성전자가 전체 순익의 22%= 상장사들이 올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의 2배가 넘는 순이익을 올리는 등 큰 호황을 누렸다. 올 1분기 상장사의 순이익은 대우의 채무면제 이익 9조127억원이 발생한 지난 2000년을 제외하고는 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는 수출 급증에 따른 제조업의 호조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든 금융업의 흑자 전환이 주된 원인이다. 수출 호조 덕분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업이 대규모 순이익을 낸데다 비교시점인 작년 1분기에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 분식 회계와 LG카드 사태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금융업이 올 1분기에는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IT의 양대 축인 전기전자와 통신업종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전기전자’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이 36.2%, 영업이익이 214.5%, 순이익이 267.99%나 증가하는 등 최고의 1분기를 맞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1분기의 순이익이 3조1338억원으로 작년 14분기의 1조1281억원에 비해 무려 178.22%가 늘어났고 상장사 전체의 22%나 차지했다.
반면 SK텔레콤·KT 등 시가총액 상위사가 포함된 ‘통신’업종은 매출액은 6.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66%, 42.14% 줄어들며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전기가스·화학·철강·금속 등은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금융·운수창고 업종은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통신과 함께 운수장비·비금속 등은 전년보다 실적이 후퇴했다.
◇코스닥, 반도체·전자부품이 견인=지난 1분기 코스닥 등록기업 중에서는 반도체·IT부품 업종의 실적 호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업종은 전체 36개사 중 30개사의 순이익이 증가하는 등 업종 전반에 걸쳐 실적이 개선됐으며 IT부품 업종도 순이익이 66.3% 늘어났다. 이에 따라 IT 하드웨어 업종 182개사의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120%, 75.7%씩 증가했다. 반도체·부품 업종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매출액 증가율 409%·순이익 증가율 932%)·피에스케이(109%·219%)· 인탑스(60%·106%)·심텍(71%·517%)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에 반해 통신방송서비스 업종은 순이익 적자가 계속되며 부진했다. 이는 전체 통신방송서비스 업종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통신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이 75.6% 감소하고 순이익도 적자가 지속된데 따른 것이다.
하드웨어·서비스·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전체 IT업종(310개사)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2.2%, 121.4% 증가하며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오락문화업종도 순이익 증가율이 249%에 달한 플레너스의 활약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세 자리 수 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한편 등록기업 중 금융업종(12개사)을 제외한 일반기업(400개사)과 벤처기업(294개사) 중에서는 일반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이 220.2%로 벤처기업의 44%를 크게 웃돌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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