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진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화의 의미에서 액세서리나 화장품 등과 같은 신체의 일부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지요. SK텔레텍은 이 같은 휴대폰 기술 변화를 주도해 10∼20대의 휴대폰 리더십을 유지하고 30∼40대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 종합 휴대폰 메이커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SK텔레텍의 마케팅본부장인 윤민승 상무(45)는 이동통신서비스의 발전으로 단말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만큼 휴대폰 단말기의 리더십을 확보, 국내는 물론 오는 2007년께는 글로벌 톱10 진입을 무리 없이 이뤄내겠다고 거침없이 포부를 밝혔다.
윤 상무는 이를 위해 국내 마케팅은 물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고객과의 접점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특히 SK텔레텍을 글로벌 메이커화 하기 위해서는 해외 마케팅을 강화,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미국·유럽 등지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휴대폰 단말기를, 독립국가연합(CIS)·중남미 등지의 시장에는 전략폰을 앞세우는 등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앞으로 3∼4년 내에는 주요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자체 판매망을 갖춰 공략하고 중국 등 전략지역은 합작사를 설립, 제품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시장은 현재 국내 업체간에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시장으로서의 매력은 상당히 감소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중남미 시장은 고가품 시장으로서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서비스사업자를 독점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보조금 지급도 가능함은 물론 관계사인 SK텔레콤의 서비스 경험을 활용해 공략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가품 시장이 판을 치고 있는 중국 시장은 좀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생각입니다.”
윤 상무는 제품 개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 만큼 수출 전략폰의 개발에도 나서겠지만 현재의 하이엔드 제품 전략을 그대로 고수할 생각이다. 제품의 브랜드란 것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CDMA에 이어 GSM 부문의 시장서도 이 같은 전략기조를 그대로 가져갈 작정이다.
윤 상무는 그러나 ‘기술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예컨대 실리콘밸리나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도 기술·생산 위주의 기업은 몇 안 남은 상황이며, 종국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온 기업이 오히려 사세를 확장하고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경우도 크게 보면 마케팅 회사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윤 상무는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원가가 비싼 소프트웨어나 메모리칩, 다양한 기능 등을 탑재하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수출 전용폰을 제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글로벌 메이커화 하기 위해서는 매출도 현재보다 5배, 개발인력도 7∼8배가량 확대해야 하며, 이를 위해 마케팅 차원의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상무는 지난 86년 선경 전자본부 전자부문 영업을 담당한 이후 대륭정밀 등을 거쳐 97년 SK텔레콤에 ‘재입사 1호’로 기록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지난 98년에는 SK텔레텍 창업멤버로 참여한 이후 SK그룹 입사 동기중 처음으로 임원 대열에 올랐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